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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게임산업 전망] 모바일게임 '그 다음'을 찾아라...AR·VR 등 차세대 전쟁 시작된다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18 12:37

수정 2016.12.18 12:37

온라인게임 중심의 게임시장이 빠르게 모바일게임으로 재편되면서 잠시 주춤했던 주요 게임사들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모바일게임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내년부터는 모바일게임의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덕에 전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게임이 내년에 본격적으로 국내시장에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게임 전환에 늦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넷마블게임즈가 모바일게임 중심의 시장에 빠르게 대응,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내긴 했지만 기존의 강자였던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등은 모바일 시장 대응이 늦어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모바일게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내년에는 신기술을 접목한 게임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모바일 통신망 속도가 현재 사용중인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의 20배 이상 빨라질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만큼 지금이라도 VR, AR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2
■게임시장 역성장, 수출액도 줄어
18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은 지난해 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지속적으로 게임산업 총 매출액이 늘었던 것에 반해 올해 2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이 3.7%나 감소했다.

수출액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8억 달러를 훌쩍 넘었던 수출액은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7억2000만달러 수준에 그쳤다. 게임시장이 전체적으로 축소되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국내 게임 시장은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에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주요 게임사들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주요 게임사들이 내년에 과거 인기를 끌었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들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게임산업 매출액, 수출액 추이
시기 매출액 수출액
2015년 2분기 2조5398억원 7억3540만달러
2015년 3분기 2조7901억원 8억7801만달러
2015년 4분기 2조8435억원 8억8685만달러
2016년 1분기 2조4339억원 7억2016만달러
2016년 2분기 2조4469억원 7억2140만달러
(한국콘텐츠진흥원)
이미 이달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와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모바일게임 시장을 장악했다. 인기 IP를 활용한 게임의 파괴력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내년에도 온라인게임 시장을 휩쓸었던 인기 게임들이 모바일게임으로 재탄생한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불패신화를 이어갈 '리니지M'을 개발중이며 '블레이드앤소울'의 모바일 버전도 선보일 예정이다.

넥슨은 인기게임 '메이플스토리'의 모바일 버전 '메이플스토리M'을 선보인데 이어 '던전앤파이터'의 모바일 버전 '던전앤파이터 혼'을 준비하고 있다. 던전앤파이터는 지금도 넥슨 게임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게임으로 지금의 넥슨을 있게 만든 게임 중 하나다.

넷마블 역시 '리니지2 레볼루션'에 이어 스타워즈 IP를 활용한 '스타워즈 포스아레나'를 준비하고 있다. 다스베이더 등 스타워즈 팬들에게 친숙한 캐릭터가 대거 등장하는 게임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 대표 이미지
리니지2 레볼루션 대표 이미지

■'포켓몬고' 상륙, AR·VR 게임 대중화 초석 다진다
모바일게임 경쟁이 치열해지는 한편 신기술을 활용한 게임들도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상륙할 전망이다. 가장 대표적인 게임이 나이언틱랩스가 개발한 '포켓몬고'다. '포켓몬고'는 인기 캐릭터 '포켓몬'을 활용한 게임으로 올해 여름 출시돼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속초, 포항 등 일부 지역에서 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게이머들이 게임을 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나이언틱랩스는 이 게임의 한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이 회사 데니스 황 이사는 "이미 한국 출시를 위한 준비에 착수하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포켓몬고 한국 서비스를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포켓몬고'가 우리나라에 출시되면 AR, VR 게임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아스코넥엔터테인먼트, 엠게임이나 드래곤플라이, 조이시티 등 중소 업체들만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내년에는 주요 게임사들도 AR, VR 등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모바일게임 시장에 빠른 대응으로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넥슨에 이어 국내 2위 게임업체로 도약한 넷마블게임즈의 사례가 있는 만큼, 국내 게임사들도 더이상 VR, AR 게임에 대한 투자를 늦춰선 안된다는 것이다.

정부도 VR, AR 등 관련 산업을 적극 육성할 계획인 만큼 게임기업들에게도 관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적기가 될 전망이다.

미래부는 향후 5년간 4000억원을 투자해 VR 분야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을 발굴하고 기술개발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VR는 전 세계가 열광하는 한류 콘텐츠와 우리의 우수한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결합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분야"라고 강조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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