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靑 "노동계 '존중·공감' 담아 식탁차렸는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24 16:00

수정 2017.10.24 16:39

청계천서 공수한 추어탕·전태일 열사가 즐긴 콩나물밥
평창올림픽 기념 홍차도 첫선…"해외 정상급 예우"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노동계 대표단과의 청와대 만찬에서 처음 선보이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 홍차인 '평창의 고요한 아침.'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노동계 대표단과의 청와대 만찬에서 처음 선보이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 홍차인 '평창의 고요한 아침.'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취임이후 처음 마주하는 노동계 인사들에 공감과 존중의 메시지를 담은 음식을 대접한다. 지난 7월 재계 간담회에서 호프타임으로 격의 없는 소통과 화합, 상생을 강조했다면 이날 만남에선 격식을 차려 우리 사회의 중요한 축으로서의 노동계의 위상을 높이 세우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다만 청와대의 해외 정상급 예우 계획에도 민주노총이 끝내 불참을 선언해 이날 만남의 의미는 다소 퇴색한 모양새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리는 만찬 테이블에는 가을 보양식인 추어탕과 콩나물밥, 전어가 오른다.

추어탕은 청계천 옆에서 80년 넘게 자리를 지킨 식당 '용금옥'에서 직접 공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추어탕은 서울에선 청계천을 중심으로 서민의 가을철 보양식으로 발전했다"며 "청계천은 우리나라 노동계의 뿌리이자 정신으로 노동계의 상징적 존재인 전태일 열사가 치열하게 산 곳"이라고 설명했다.

추어탕과 함께 전태일 열사가 즐겨 먹은 것으로 알려진 콩나물밥을 식탁에 올리는 것 역시 노동계와 공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 전어에는 "대화 장소에서 모두 만나길 소원한다"는 뜻이 담겼다고 이 관계자는 귀띔했다. 노동계의 노사정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건배주로는 선운복분자주가 올라올 예정이다. 2016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과실주 부문 대상을 받은 술로 2005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공식 만찬주로 쓰인 바 있다.

만찬에 앞선 티타임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내놓을 '평창의 고요한 아침'이라는 이름의 차도 눈에 띈다.

청와대에 따르면 평창의 고요한 아침은 평창 수국과 동서양의 허브를 블랜딩한 홍차로 평창 동계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해 현재 제작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계 정상을 만날 때 선물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 중인 이 차를 노동계 인사에게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대 노총 지도부와의 사전환담 장소로 정상급 외빈을 접대하는 본관 접견실을 선정한 데 이어 세계 정상 선물용 차를 가장 먼저 대접함으로써 노동계를 존중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 청와대는 이날 만찬 계획을 전하면서 '예우'라는 표현을 수차례 반복했다.

이같은 메뉴 선택은 앞선 재계 간담회에서 상생의 의미를 담은 황태절임과 화합을 상징하는 대표 메뉴인 비빔밥을 만찬 테이블에 올린 것과 사뭇 다르다.


당시 청와대는 만찬주로 중소기업에서 생산한 수제맥주를 올려 대·중소기업간 협력에 대한 의중을 전했으며 대화장소로 상춘재 앞마당을 선택해 격식보다는 소통에 방점을 찍은 행보를 보인 바 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