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빈손으로 보이콧 푼 한국당, '전열 재정비'부터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앞줄 가운데)와 소속 의원들이 30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공영방송장악 및 북핵 압박 UN 결의안 기권 규탄 결의대회'에 공영방송은 죽었다는 항의 취지로 검은 양복과 검은 넥타이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앞줄 가운데)와 소속 의원들이 30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공영방송장악 및 북핵 압박 UN 결의안 기권 규탄 결의대회'에 공영방송은 죽었다는 항의 취지로 검은 양복과 검은 넥타이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보이콧을 선언했던 자유한국당이 30일 국정감사 복귀를 결정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에 반발해 보이콧을 선언한지 나흘만이다.

한국당은 최소한의 항의 표시를 했다고 판단하고, 앞으로 국감 일정에 참여해 원내 투쟁 강도를 높이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국감 불참선언 이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채 복귀한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국감복귀 안건을 추인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보이콧을 통해) 무엇을 얻어내고 가져가는, 기존 방식을 처음부터 타협한 것이 아니다”라며 “방송장악으로 가는 과정에서 KBS와 MBC 사장의 교체가 이뤄진다면, 국민들께서도 왜 한국당이 그 당시 국감중단까지 해야 했는지 이해도와 인지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감장에 복귀한 한국당 의원들은 강도높은 원내투쟁은 계속 이어나갔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검은 정장과 검은 넥타이를 착용한 채 국감장으로 들어갔다. ‘공영방송이 사망했다’는 항의 표시로 상복을 입은 것이다.

한국당의 복귀로 완전체로 열리게 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감장에서도 한국당 의원들은 공영방송 문제를 둘러싼 불만을 쏟아내며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한국당은 이날 피켓시위도 이어가며 투쟁수위를 높이긴 했지만, 조건없는 국감일정 복귀를 결정하면서 ‘무의미한 보이콧’이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한국당의 국회복귀에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수야당인 바른정당 역시 “국민 관심은 없는 그들만의 리그였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당의 복귀를 두고 당장 11월부터 시작될 예산, 입법 국회를 앞둔 부담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일정 보이콧을 하는 것보다 원내에서 문재인 정부의 각종 개혁입법과 예산을 저지하는 데 힘을 쏟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11월 1일 문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과 11월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회연설이 예정돼 있어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를 놓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당은 당 윤리위원회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탈당 권유' 징계를 둘러싼 내부 잡음도 정리해야 되는 상황이다. 특히 바른정당 통합파의 탈당 시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친박 청산에 더욱 속도를 내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은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보인다. 탈당 규모는 최소 7명에서 최대 11명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