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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엔지니어 출신 CEO시대 저무나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5 13:55

수정 2018.01.05 13:55

대표적인 전통산업으로 꼽히는 국내 건설업계에서 엔지니어 출신 사장 시대가 저물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의 맏형격인 현대건설에서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던 정수현 사장이 4일 대표이사직을 물러났기 때문이다. 정 전 사장은 현대건설 엔지니어 출신으로 건축사업본부장을 비롯해 각종 현장을 모두 섭렵한 업계에서 몇 안되는 전문가였다. 후임은 현대자동차에서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긴 박동욱 부사장으로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이에따라 국내 대형 건설사 대부분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인사들이 채워지게 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건설업계에서는 토목, 건축, 해외
건설사 엔지니어 출신 CEO시대 저무나


플랜트 등 현장을 경험하지 않고서는 사장에 오를 수 없다는게 일반적인 관례였다.
그러나 2013년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건설 등에서 시작된 '재무통 CEO 전성시대' 바람은 이제 현대건설까지 집어삼켰다.

이같은 재무통 전성시대는 2013년 삼성물산은 최치훈 사장이 선임되면서 시작됐다. 최 사장은 조지워싱턴대 MBA를 수료한 후 제너럴일렉트릭(GE)과 삼성전자, 삼성SDI 등을 거치며 재무부문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또 일시적으로 위기를 겪었던 GS건설도 2013년 임병용 경영지원 총괄사장을 새로운 CEO로 선임하면서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대우건설 송문선 사장과 직전 사장이던 박영식 전 사장도 사내 대표적인 재무통이었다.

포스코건설 황태현 전 사장과 현대산업개발 김재식 전 사장도 재무담당 파트를 주로 맡아 온 재무통이었다.
SK건설 조기행 부회장도 경영학을 전공한 마케팅, 구조조정 분야 전문가로 엔지니어 출신은 아니다.

이제 주요 건설사 중 엔지니어 출신 CEO는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과 성상록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최광호 한화건설 사장 등만 남게 됐다.


이에대해 업계 관계자는 "재무출신을 중용하는 것은 아무래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재무에 정통하고 리스크 관리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전통산업인 건설업계도 예전과 달리 변수가 워낙 많이 생기고 시장상황이 급변하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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