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톡 외전: 펫톡!] 日의 자랑 ‘유메노스케’를 만나다
-살처분 직전 NGO 피스윈즈 재팬이 구한 유기견
-구마모토 대지진에서 사람을 구해 일약 국민견(犬) 등극
-살처분 ‘0’에 도전하는 피스윈즈 재팬
-韓유기동물 매년 증가...2016년 9만마리 가량 구조·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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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 같지만 실화입니다. 일본의 마스코트라 불리는 구조견 ‘유메노스케’의 이야기입니다.
2010년 11월. 동물복지단체 ‘피스윈즈재팬(Piece Winds Japan)’의 오니시 겐스케 대표는 유기견과 유기묘의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해 일본 히로시마현의 동물보호소로 견학을 갔습니다. 사전 약속을 하고 보호소를 찾았으나 이미 유기견들은 살처분을 당한 상태. 오니시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제대로 예약을 했음에도 기다려 주지 않았던 보호소 측이 야속했다”고 말했습니다.
씁쓸한 마음을 안고 보호소를 둘러보던 중 보호소 한켠에 자리잡은 ‘드림박스(Dream Box)’라고 불리는 방을 발견한 오니시 대표. 방을 열어본 그는 아연실색했습니다. 드림박스는 바로 유기견들을 집어넣고 도살하는 가스실이었던 것입니다. 오니시 대표는 “드림박스를 보고 바로 유기견과 유기묘 '살처분 제로'에 도전해야겠다고 마음 먹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니시 대표는 “처음 유메노스케를 만났을 때 유메노스케는 죽음을 각오하고 떨며 오줌을 흘리고 있었다”며 “유메노스케를 만나자마자 바로 이 아이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가스실에서 살아 나온 유메노스케는 모든 유기견이 그렇듯 이름이 없었습니다. 오니시 대표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유메노스케에게 “꿈과 희망을 건다”라는 뜻으로 ‘유메노스케’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오니시 대표는 “유메노스케는 2010년 8~9월생으로 추정되는 암컷으로 처음에는 인간을 경계하고 방에서 나오지 않는 등 마음의 문을 닫고 있었다”며 “눈은 항상 텅 비어있었고 몸은 굳은 채 먹는 것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오니시 대표는 희망이 없던 유기견 유메노스케를 희망을 주는 구조견으로 다시 태어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우선 사람에 익숙해지도록 여러 커뮤니케이션을 시도. 3개월 만에 처음 산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후 사람과 산책하게 되는 데는 1년이 걸렸고 이후 엄격한 훈련을 통해 재해구조견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습니다.
일본동물애호협회는 유메노스케의 활약을 인정하고 2015년 ‘제7회 일본동물대상’에서 공로동물상을 시상했습니다. 공로동물상은 동물과 자연의 이해에 뛰어난 공적을 올린 실천자들에게 주는 상입니다.
일본동물애호협회는 “도살 직전에 구출돼 재해 구조견으로 훈련하고 실제로 히로시마의 토사 재해 등의 현장에서 활약한 공로를 인정한다”며 “현재도 많은 수의 유기동물을 살처분 하는 일본의 상황에서 큰 제안이 되는 사례”라고 극찬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유메노스케의 이야기는 TV와 책으로도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일본 가나가와현 등의 지자체에서는 유메노스케의 책들이 어린이와 청소년 권장도서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SBS TV동물농장과 각종 언론들에 의해 전해져 애견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오니시 대표는 “그저 귀엽다거나 불쌍하기 때문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그 개들이 인간의 파트너로써 사회나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넓혀갈 수 있으면 좋겠다”며 “개들의 생명을 구하는 것도 사람이고 생명을 뺏는 것도 사람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가 유기동물들의 생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면 생명을 구하고 그 생명을 빛내주면 어떨까요? 한국에서 제2의 ‘유메노스케’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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