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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코람코·생보부동산신탁…잇따라 새 주인 교체 왜?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5 08:20

수정 2018.08.25 08:20

[fn마켓워치] 코람코·생보부동산신탁…잇따라 새 주인 교체 왜?

부동산신탁사들이 최근 잇따라 매각 카드를 꺼내들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수익성 한계에 이어 당국이 진입 문턱을 낮춘데 따른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패션전문 LF그룹이 국내 3위 부동산신탁사인 코람코신탁과 코람코신탁의 100% 자회사인 코람코운용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LF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한 달간 실사를 거쳐 주식매매계약체결을 맺을 계획이다.

인수 지분은 전 재경부 장관을 지낸 코람코 창업자 이규성 코람코발전협의회장 보유지분(5.43%)과 우호 지분 등 총 46% 규모다. 인수 금액은 1600억선이다.


앞으로 LF는 한 달간 실사를 거쳐 주식매매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LF는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손자인 구본걸 회장이 2007년 LG상사의 패션사업부를 떼어내 설립한 그룹이다. 닥스, 라푸마, 마에스트로, 헤지스 등 의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식품과 화장품, 아웃렛, 온라인몰 등 유통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코람코신탁 인수를 기회로 금융업에 발을 내딛는 셈이다.

코람코 창업자인 이 의회장은 올 초부터 코람코신탁 매각을 위해 여러 원매자들과 조용히 접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연초부터 중견 건설사, 연기금 등 코람코신탁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인수 접촉을 시도했다. 코람코의 주주인 키움증권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이 의회장이 추후 회사의 성장 동력을 위해 LG그룹이라는 자금력, 브랜드라는 타이틀에도 많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코람코신탁은 2001년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이규성 회장이 공직에서 은퇴한 뒤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금융회사들의 투자를 받아 창립했다.

코람코신탁은 '국내 리츠업계의 맏형'으로 불리며 2001년 설립 이후 2006년 신탁업에 진출해 리츠 설립 및 자산관리, 부동산 개발, 투자자문, 부동산신탁, 대리사무 등 부동산과 관련된 종합부동산 금융회사로 성장했다. 2010년엔 자회사 코람코자산운용을 신설해 자산운용업계에 진출, 기존의 리츠와 부동산신탁 업무뿐만 아니라 부동산 펀드 설립과 운용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올 2월에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을 경영자로 영입하기도 했다.

지난 1998년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이 각각 50% 출자해 설립한 생보부동산신탁도 최근 부동산개발업체 진원이앤씨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대주주 교체 작업중이다.

생보부동산신탁은 부동산신탁사 업계 7위에 해당한다. 리스크가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 대비 담보신탁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진원이앤씨는 최근 토러스투자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방 미분양 차입형 신탁사업이 과거만큼 신통치 못한데다, 금융당국이 9년 만에 부동산 신탁사 신규 설립을 허용키로 하면서 연내 1~2곳의 진입업체들이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플레이어들에겐 지방 분양 시장 침체에 이어 신규 진입업체들까지 생겨나면 먹거리가 줄 수밖에 없다.
황금알을 낳는 상황이면 매각카드까지 꺼내들겠냐”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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