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성매매 여성에 2천만원대 지원…철거 앞둔 '옐로우 하우스' 형평성 논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08 14:26

수정 2019.01.09 09:31

-인천시 미추홀구, 성매매 여성 자활 위해 1인당 2260만원 지원하는 사업 계획
-"불법 성매매 여성에게 그 큰돈 지원하나" 반대 여론 일기도
-여성인권단체 "성매매 여성 방치 모두에게 책임있어…살아갈 대안 만들어 줘야"

인천시 미추홀구 숭의동에 위치한 '엘로우 하우스' [사진=연합뉴스]
인천시 미추홀구 숭의동에 위치한 '엘로우 하우스' [사진=연합뉴스]

인천시 미추홀구가 성매매 여성의 자활을 위해 최대 2260만원씩 지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각에선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성매매 집결지 '옐로우 하우스'는 1월부터 본격적으로 철거작업에 들어간다. 1900년대 초 인천항 주변에 있던 홍등가가 1962년 숭의동으로 이전한 이후 50여년만이다.

미추홀구는 지난해 9월 '성매매 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 시행규칙'에 대한 심의를 마치고 해당 조례안을 공포했다. '옐로우 하우스'에 남아있는 여성이 성매매에서 벗어나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성매매 여성은 성매매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탈 성매매 확약서'와 '자활계획서'를 구청에 제출할 경우 생계비 월 100만원, 주거지원비 700만원, 직업훈련비 월 30만원 등 1년간 최대 226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미추홀구는 예산안을 편성하고 구체적인 사안을 정해 2019년 내로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조례안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불법으로 성매매한 여성을 세금으로 지원하는 게 옳은 일이냐'는 것이다. 조례가 공포됐을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 성매매 여성들의 지원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글의 청원자는 "열심히 노력해도 학자금에 허덕이는 청년들이나 자식들에게 버림받고 폐지를 주우며 살아가는 노인을 지원하는 것도 아니고 불법 성매매 여성이 약자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큰돈을 지원받는다니 이해할 수 없다"며 "정당한 노력과 희생을 강요받고 살아온 젊은 세대들에게 부끄럽지 않나"라고 항의했다.

탈 성매매 확인서와 자활지원 신청서
탈 성매매 확인서와 자활지원 신청서

온라인 여론도 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올라온 '옐로우 하우스' 관련 기사에는 '열심히 사는 사람은 몸 팔줄 몰라서 안 팔고 사느냐' '밤새워 일하다 망해도 안주는 돈을 몸 판다고 주는 나라냐' 등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다.

이에 대해 '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정미래 대표는 "그동안 성매매 여성에 대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채 방치해놓고선 이제 와서 세금으로 지원하냐고 말하는 것은 반론이 아니라 딴지를 거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는 해당 조례안을 만들 당시부터 논의에 참여한 단체다.

정 대표는 "수인선이 개통되고 도시재생 사업한다고 성매매 여성을 쫓아내면 여성들은 어디에 가서 사나"라며 "성매매 여성은 주거공간이 없다 보니 업소에서 생활한다. 다른 지역에 가서 성매매하라고 할 순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성매매 여성이 벌어들인 수익금으로 업주와 지역사회가 먹고살지 않았나. 성매매 여성이 계속해서 착취당한 것엔 우리 모두의 책임이 있다"며 "성매매 여성이 성매매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대안을 만들어 주는 게 우리의 책임이자 사회정의"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추홀구는 지원사업이 아직 시행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반대 여론이 일자 다소 당황한 기색이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단순히 지원금을 제공하는 게 아니다.
성매매 여성의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해 직업 훈련을 시키고 생계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현재 계획 단계로 확정된 바가 없지만 세부 사안이 정해지는 대로 공지할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윤아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