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면증여 부동산 제3자에 처분해 등기…대법 "유죄"

뉴스1
서울 서초 대법원. 2018.9.1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 서초 대법원. 2018.9.1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소유권이전 전 근저당권설정등기해 대출…"배임죄 성립"
1·2심 무죄→대법 "서면 의사표시 인정되면 유죄" 뒤집어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서면으로 증여 의사를 표시한 부동산에 대해 소유권을 이전해주기 전에 제3자에게 처분해 등기를 마쳤다면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매도인에게 소유권 이전의무가 발생하고, 그 전에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해 등기하면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과 마찬가지 법리가 '서면에 의한 부동산 증여계약'에도 적용된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배임 혐의로 기소된 민모씨(68)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지법 형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서면으로 부동산 증여 의사를 표시한 증여자는 계약이 취소·해제되지 않는 한 증여받는 자에게 목적부동산 소유권 이전의무가 있다"며 "이 증여자는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고,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하지 않고 이를 제3자에 처분해 등기하면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심은 민씨가 서면으로 증여 의사를 표시했는지 심리한 다음 그러한 사실이 인정되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어야 한다"며 서면으로 증여 의사를 표시한 증여자의 소유권이전등기 의무를 증여자 '자신의 사무'라고 무죄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민씨는 2007년 10월 A씨와 맺은 증여계약에 따라 자신 소유 경기 양평군 목장용지 중 2분의1 지분을 증여하고, 증여 의사를 서면으로 표시해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의무가 생겼다.

그러나 민씨는 2011년 4월 양서농업협동조합에서 4000만원을 대출받으며 이 목장용지 전체에 대해 채권최고액 5200만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 A씨에게 2000만원 상당 손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민씨가 근저당권설정계약 및 등기 당시 A씨에게 신임관계에 기초해 해당 토지에 대한 등기협력의무를 본질적 내용으로 하는 재산 보호 또는 관리 의무가 있었다 보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설령 증여계약에 따라 민씨가 A씨에게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해줘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됐다고 해도 이는 '자기의 사무'에 불과하다"며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1심과 같이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서면에 의한 부동산 증여계약에서도 증여자는 증여받는 자와 신임관계에 있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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