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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2대주주 된 아람코] 석유화학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경영권 인수 가능성도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현대중공업과 시너지 창출
중국·동남아시장 공략 기반
상장땐 지분가치 상승 기대

[현대오일뱅크 2대주주 된 아람코] 석유화학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경영권 인수 가능성도

"그룹의 정상화를 위해 자금이 필요한 현대중공업과 한국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이를 거점으로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진출하고 싶은 아람코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석유화학업계 관계자)

현대중공업이 28일 자회사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를 1조8000억원에 팔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정상화 속도와 아람코의 속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몇 년간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조5000억원 규모의 현금 확보를 목표로 현대자동차, KCC, 포스코 등의 주식과 부동산 등을 매각했다. 아람코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에쓰오일과 추후 현대오일뱅크의 인수합병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한국 및 중국, 동남아시장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우디 아람코는 세계 원유생산량의 15%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다. 특히 국내 정유사인 에쓰오일의 지분 6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아람코가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19.9%만 인수한 것도 에쓰오일과의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수지분이 20%가 넘으면 현대오일뱅크는 에쓰오일의 계열사로 편입돼야 한다.

아람코 입장에서 현대오일뱅크 지분 인수는 크게 몇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우선 현대중공업과의 시너지 창출이다.

두 회사는 2015년 합작 조선소를 설립, 엔진과 플랜트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주최한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참석해 세계 최대 조선소 건설사업인 킹 살만 조선산업단지에 투자하는 MOU를 맺었다. 이외에도 조선, 엔진 등 여러 사업분야에서 협력을 하고 있다. 이번 거래 역시 두 회사의 신뢰관계가 밑바탕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는 이외에도 한국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을 하나 더 마련했다는 평가다. 아람코는 에쓰오일을 통해 울산 온산에 5조원을 투자, 석유화학 플랜트를 완공했다. 또 지난해에는 2단계 프로젝트를 위해 울산시 온산공장에서 가까운 부지 약 40만㎡를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매입했다. 2023년까지 총 5조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아람코의 의도는 기존 정제사업 시황이 불안정하고 하락세에 있어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다운스트림 설비를 확장해 원료수급, 정유, 석유화학의 일관생산체제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는 것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아시아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 동남아시아에 직접 진출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고 한국은 기존 생산시설이 있어 시너지도 창출된다"고 풀이했다.

이번 투자 역시 이런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이람코가 석유화학은 에쓰오일을 통해 투자를 확대하고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정유사업은 현대오일뱅크를 통해 극복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특히 이번 지분 인수로 향후 현대오일뱅크 경영권을 인수할 가능성도 열어뒀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 경영권을 매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면 그 주인은 아람코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람코의 입장에서는 에쓰오일 등 기존 회사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도 있고 재무구조나 기업가치가 높은 현대오일뱅크가 상장을 하거나 가치가 상승할 경우 큰 이득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이번 거래로 지난 3·4분기 부채비율 119%를 조금 낮출 수 있고 아산병원 의료데이터 사업 등 신사업 투자도 나설 수 있게 됐다. 지난해 8월 현대중공업지주는 카카오의 투자전문 자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계약을 체결했다. 총 1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하는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가칭)는 국내 최초로 만들어지는 의료데이터 전문회사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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