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

[윤중로] 코로나19 충격과 내수한파

[윤중로] 코로나19 충격과 내수한파
코로나19는 돌발변수다. 예측 못한 사태 땐 심리가 본능적으로 움츠러든다. 마스크 사재기에 들어가고, 만나길 꺼린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갔다고 확인되면 백화점은 문을 닫는다. 심리위축은 업종별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추이에서 확인된다. 빅데이터 분석기업 아이지에이웍스 자료에 따르면 2월 첫째 주 영화·열차 앱 사용자 수는 1월 같은 주 대비 각각 34%, 35% 감소했다. 고속도로 또한 한산했다. 바이러스 공포가 만연했던 주말 토요일인 지난 8일 고속도로 교통량은 지난 1월 주말 토요일 대비 9.7% 줄었다는 통계치도 있다.

여기까지는 단발성으로 나왔던 코로나19 충격파다. 경제적 충격의 실상은 코로나19 발병국인 중국은 물론 미국 그리고 한국의 각종 지표에 반영되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근거는 한국과 중국의 연관성 때문이다. 2019년 기준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25.1%, 수입의 21.2%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 교역국이다. 정부에서 코로라19 확산이 한국에 미칠 3대 경제적 악영향 중 하나로 중국 관광객 감소를 들고 있을 정도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코로나19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제조업지수, 수출입통계 등의 경제지표들은 빠르면 이달 말부터 공개된다.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운 산업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한국 산업의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차지하는 중국 비중은 2003년 1.8%에서 2014년 5.3%로 커졌다. 현재 비중은 확실하게 더 확대됐을 것이다.

최우선적으로 내수에 초점을 둬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20 경제정책방향'에서 국내 소비·관광 중심의 내수진작 방향을 내놨다. 정책방향의 상당부분은 중국과 관련된 것이었다. 중국 주요 지역 대학생에 대해 방학기간(1~3월, 6~8월) 비자수수료 한시면제, 환승관광 프로그램 72시간 무비자 체류 지방공항까지 확대 등이 포함됐다. 코로나19 사태로 당장 시행 불가능한 계획이 됐다. 전망 또한 비관적이다. KIEP는 중국인 관광객이 100만명 감소할 경우 관광수입이 최대 20억달러 줄어들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렇게 됐을 때 관련 일자리가 8만개가량 감소할 것이란 민간연구기관의 분석도 있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관광객 위축은 화장품, 유통, 쇼핑, 숙박 등 서비스업 전반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정부 경제팀 인식도 별반 다르지 않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경제지표 변화를 살펴봤더니 5년 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보다 더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등의 추산에 따르면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로 인한 한국 경제성장률 하락 효과는 각각 연간 0.1%포인트, 0.3%포인트에 달했다.

기업과 국민의 경제심리를 북돋아야 한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 등 6대 그룹 총수 및 최고경영자(CEO) 앞에서 내놓은 "과감한 세제감면" 발언의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한 쇼크'로 인한 경제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은 민간, 특히 기업투자 확대가 선결과제여서다.
'증세'가 모토였던 현 정부의 정책기조 전환으로 읽혀 기업투자를 촉진할 수 있다. 관광 등 관련 산업 고사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국내여행 활성화대책도 필요하다. 세법개정이 전제돼야 하지만 소득공제 항목에 국내여행 숙박비도 포함시키는 지원방안도 서둘러야 한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