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니들이 마을 재난지원금 알아"…우리는 우리가 모은 돈으로 준다

김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01 14:17

수정 2020.05.01 14:29

‘마을형 재난지원금 아세요’
자체기금으로 시골주민에 20만원씩
대소사(大小事) 사용하려 모아둔 돈 
마을 주민이 모아둔 돈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화제다. 사진=뉴시스 DB
마을 주민이 모아둔 돈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화제다. 사진=뉴시스 DB


【파이낸셜뉴스 완주=김도우 기자】 전북 완주군의 한 마을이 모아둔 마을 기금을 활용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에게 20만원씩을 지급했다.

정부와 지자체에 이어 마을 공동체가 주민에게 주는 첫 ‘마을형 재난지원금’이어서 관심을 끈다.

1일 완주군에 따르면 상관면 정좌마을은 최근 마을총회를 열어 경제적 어려움과 정신적 피로감을 겪는 동네 어르신에게 가구당 20만원씩 현금으로 주기로 결정했다.

일종의 ‘마을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은 실제 거주하며 동네 대소사를 함께해온 20세대 모든 주민이다.


이 마을은 2014년에도 광역 상수도를 끌어올 때 주민 개인부담금 40만원씩을 내주는 등 마을기금을 풀어 동네 어르신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줘 박수를 받았다.

마을 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전북 완주군 제공
마을 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전북 완주군 제공


마을기금은 공동체 사업으로 얻은 수익금과 동네 주민이 십시일반 한 것으로, 단체관광이나 마을잔치를 목적으로 조성됐다.

정좌마을은 자신들이 모은 돈으로 명절 때마다 10만원 상당 생선, 과일 등을 동네 노인들에게 선물해왔다.

김진곤 이장(54)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우울해하는 어르신들이 많고 노인 일자리 등 경제활동이 끊겨 경제적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며 “동네 어르신들과 상의해 주민 총회를 거쳐 마을형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이장은 이어 “마을 기금을 무작정 쌓아놓기보다 동네 어르신들이 살아계실 때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데 주민들 생각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