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사태, 예고된 악재①]'공상가' 전제완의 아름답지 못한 이별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지난 1999년 등장한 소셜미디어(SNS) '원조' 싸이월드가 국세청에 폐업 처리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전제완 대표의 미흡한 대처능력과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도마위에 올랐다.
5일 국세청 홈택스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서비스 사업자 상태조회에 '폐업자'로 분류돼 있다.
싸이월드는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일부 이용자가 접근할 수 있는 상태였지만 오후에는 접속이 불가능했다.
이같은 접속 오류는 처음이 아니다. 약 1년 전에도 동일하게 발생했다. 싸이월드는 지난해 10월 초 약 10일가량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할 수 없는 오류가 발생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싸이월드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직원들이 대거 퇴사했고, 서버 운영비용과 회사(건물) 임대료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서버 오류를 복구할 인력조차 없어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더욱이 오류가 도메인(cyworld.com) 만료를 앞둔 시점에 발생해 업계는 사실상 '싸이월드 서비스가 종료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전제완 대표는 언론취재나 고객의 민원에 일체 대응을 하지 않고 사태파악을 위해 연락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일부 관계 당국자와는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싸이월드 측은 이슈가 커지자 도메인 계약을 1년 연장했고, 전 대표는 "신규투자를 유치해 서비스를 지속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업계는 "법이나 정부의 제도로 규율하기 쉽지 않은 상태에서 싸이월드가 또 경영난을 이유로 갑자기 서비스를 폐쇄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라며 "이용자는 속수무책으로 사실상 싸이월드는 '시한폭탄'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미 서비스 중단이 불가피한 '예고된 악재'였던 셈이다.
싸이월드는 '미니홈피'라는 대표 서비스가 흥행하며 국내 최대 소셜미디어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외산 소셜미디어에 밀린 데다 지난 2011년 개인정보 유출사건을 계기로 급격히 쇠락했다.
그러나 싸이월드는 지난 2016년 7월 '프리챌'을 창업한 IT업계 1세대 사업가 전제완 대표가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제2의 도약을 노렸다. 전 대표는 지난 2017년 삼성벤처투자로부터 5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이를 발판으로 뉴스큐레이션 서비스 '큐'를 내놓으며 싸이월드 재부흥에 나섰다.
하지만 뉴스서비스 큐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직원들이 줄퇴사하는 등 경영난에 빠졌다. 2018년에는 블록체인 열풍에 힘입어 자체 암호화폐 '클링'을 발행했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해 신규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진 전 대표는 지난해 초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찾아가 투자유치를 요청했지만 이 역시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5월 자신의 미니홈피에 '싸이월드 유감'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싸이월드를 살리자는 내 진심은 무모한 도전 내지 돈벌이 수단으로 치부한다"며 "싸이월드를 역사의 한 추억으로 여기고 이제 그만해야 할 듯싶다. 이제 더 힘이 없다"고 자조했다.
회사 경영난이 격화되면서 임직원의 임금체불 논란도 생겼다. 전 대표는 지난해 말 급여 체불로 검찰에 고발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 대표는 임금체불 뿐 아니라 여러 법적 분쟁에 엮여있다고 전해진다.
익명을 요구한 싸이월드 퇴사자는 "아직도 임금을 받지 못한 직원들이 단체소송을 진행 중이고, 회사가 직원의 급여에서 공제하는 '국민연금'을 미납해 어려움을 겪은 임직원과 퇴직금 정산을 받지 못한 임직원도 여전히 수두룩하다"고 주장했다.
전 대표는 추가 투자유치의 꿈을 놓지 않고 서비스 지속의지를 보였지만 이후 별다른 후속 행보는 없었다. 예고된 악재 속에서 그는 경영실패를 인정하지 못하고 고군분투했고 그 결과는 접속불가 등 이용자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정부도 민간기업의 경영난에 개입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이용자 피해도 외면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신세다.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서비스사업자'인 싸이월드는 서비스 폐지 30일 이전에 이용자들에게 폐쇄 안내 고지만 하면 의무를 다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폐업 의사가 없다"고 밝혔을 뿐 또 다시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싸이월드 퇴사자는 "사업을 잘 마무리하려면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남아있는 임직원이 없어 전 대표도 답답한 상황일 것"이라며 "전 대표는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사람이지만 '공상가'에 가까운 사람으로 싸이월드 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