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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팩트체크]알바생이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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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요원 정규직 전환해도 공사 일반직과 연봉差 4700만원 이상
논란의 비정규직 '단체카톡'은 익명채팅방...조작 가능성 배제 못해


[fn팩트체크]알바생이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된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파이낸셜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역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공공기관 최초로 '비정규직 제로(Zero)화'를 선언한 공사가 지난 22일 오는 6월말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은 공사가 직고용을 약속한 여객보안검색(1902명)을 비롯해 공항소방대(211명)와 야생동물통제(30명) 등 3개 분야 근로자 2143명이 '무임승차'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은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란 청와대 국민청원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청원글 작성자는 "이번 전환자 중에는 알바몬 같은 정말 알바로 들어온 사람도 많다", "이들의 단체카톡에서는 '금방 관둘라했는데 이득이다. 현직들 대학+공부 5년 난 그냥 벌었다' 등등 이야기가 넘쳐 흐른다"며 "이건 평등이 아닌 역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3일 게재된 청원글은 현재 15만4655명의 동의를 받았다.

■'알바'도 정직원은 거짓…직고용 후에도 연봉차 4768만원
그러나 본지가 항공보안법 등을 확인한 결과 공사가 직고용하겠다고 발표한 직군은 '알바생'일 수 없다. 공사 관계자는 "현재 공사 협력사 직원인 만큼 현재 호도된 것처럼 단기 시급을 벌기 위해 입사한 이는 없다"고 말했다. 항공보안법이 정하고 있는 '국가민간항공보안 교육훈련지침'에 따르면 여객보안검색 근로자는 항공보안초기교육(40시간), 특수경비신임교육(88시간), 현장 OJT 직무교육(80시간) 등의 두 달여 가량의 교육을 수료하고 국토교통부 인증평가를 최종 통과해야 한다.

생명·안전과 밀접한 직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공항 보안검색 현장에서 단독으로 일하려면 입사 후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실제 현재 일하고 있는 여객보안검색 근로자들의 경력 역시 단기 근로와는 거리가 있다. 일례로 1터미널에서 근무 중인 근로자 582명만을 대상으로 업력을 통계낸 결과 3년 넘게 해당 업무를 해 온 이들은 총 421명으로 72%가 넘었다. 10년 이상 여객보안 업무를 지속해온 근로자도 17%(99명)에 달한다. '알바생이 정직원된다'는 것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특히 본지가 알바몬, 알바천국 등 단기 구직사이트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번 직고용 대상 직군인 여객보안검색, 공항소방대, 야생동물통제 등은 해당 사이트를 통해 구인한 사례는 없었다. 알바천국 관계자는 "최근 6개월간 인천국제공항 보안 관련 공고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단 전문성이 필요없는 자유무역 지구 내 수출사업 파트 센터나 지게차 사원, 화물청사 우체국 전산업무 담당자 등은 지금도 알바몬이나 알바천국 등을 통해 구인을 한다.

이번 논란이 크게 확산된 것은 대학생이 선호하는 공기업 1위가 인천국제공항공사이기 때문이다. 높은 연봉과 고용안정성 덕분이다. 실제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5급 대졸 신입사원 초봉은 2019년 기준 4589만원이다. 전체 직원 평균 보수는 8398만원이다. 그러나 이번에 직고용되는 여객보안검색 근로자의 보수는 이에 크게 못미치는 3630만원이다. 이들은 현재 협력사 소속으로 7월부터 관련 법이 정비되기 전까지 공사 자회사와 청원경찰로 소속으로 변경된다.

현재 협력사에서 받는 이들의 평균 연봉은 3500만원 수준으로 자회사로 소속을 변경하면서 3.7% 인상률을 적용받아 3630만원 가량을 받게 된다. 공사 관계자는 "청원경찰로 신분이 바뀌는 이들 역시 자회사 소속 근로자와 동일한 보수를 받는다"며 "추후 공사가 직고용을 한다고 해도 보수가 변동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규직과 동일한 복리후생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작년 공사 정규직 1인당 복리후생비가 505만원이란 점을 감안해도 연봉은 4000만원대 초반에 그친다.

■"서연고 나오면 뭐하냐"던 단체카톡은 비정규직 전용?
특히 이번 논란을 증폭시킨 것은 청와대 청원글 작성자가 "이들(비정규직 근로자)의 단체카톡"이라고 밝힌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다. "22살에 알바로 보안(검색요원)으로 들어와 190(만원) 벌다가 이번에 정규직으로 간다. 연봉 5000(만원) 소리질러! 서연고(서울대·연세대·고려대) 나와서 뭐하냐…. 니들 5년 이상 버릴 때 나는 돈 벌면서 정규직.ㅋㅋㅋ"등의 대화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취업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는 이들을 허탈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fn팩트체크]알바생이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된다?
하지만 이런 글을 작성한 이가 실제 정규직 전환을 앞둔 비정규직 근로자인지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 해당 채팅방은 '인천공항 근무직원'이란 이름의 카카오 오픈채팅방으로 비정규직 근로자들만의 단체 채팅방이 아니다. 오픈채팅방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들어갈 수 있지만, 오히려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해당 채팅방의 존재유무조차 모르는 이들이 더 많다. 직고용에 거세게 반대해 온 기존 공사직원이 여론호도용으로 작성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무직렬의 경우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에서 시험도 없이 다 전환하는 게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서류 전형은 물론 직무기초능력(NCS)와 직무수행능력 등 필기시험, 면접(인성검사) 등의 시험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공사에 따르면 2017년 5월 12일을 기준으로 이전 입사자의 경우 서류 심사와 간단한 면접(적격심사)를 보고, 2017년 5월 이후 입사자의 경우 공개채용을 거쳐야 정규직이 된다.

실제 여객보안검색 근로자 중에는 시험 통과를 하지 못해 고용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을 우려해 새 노조를 설립한 사례도 있다. 지난 8일 새 노조를 설립한 1터미널 여객보안검색 근로자 노조 오진택 위원장은 "공사는 2017년 5월 이전 입사자에 대해 인·적성과 면접을, 이후 입사자에 대해선 경쟁채용을 통해 직고용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직고용에 실패하는 조합원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돼 이를 해소하기 위해 새 노조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