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초등학교보다 짧은 유치원 방학... 대책은 감감 무소식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강남교육지원청이 최근 공·사립 단설유치원 급식시설 점검을 하고 있다. 뉴시스
강남교육지원청이 최근 공·사립 단설유치원 급식시설 점검을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교육부가 유치원 수업일수 감축 검토에 돌입한지 3주가 지나도록 후속 대책을 내놓지 않아 교육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한 달 넘게 개원이 늦춰진 유치원들은 수업일수를 채우기 위해 방학을 대폭 줄여야 할 처지에 놓였다. 교원단체들은 수업일수를 줄여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6월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유치원 개학이 한 달 이상 늦춰지며 법정 수업일수인 162일을 채우려면 방학을 50% 이상 줄여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져 휴원과 개원이 반복될 경우 학사일정 파행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서울 성동구의 학부모 이모(41)씨는 "초등학생인 첫째는 주 3회 등교에서 주 1회로 변경됐는데, 유치원생인 둘째는 월 15일 이상 출석해야 한다"며 "유치원도 교육청 소속인데 왜 수업일수를 조정하지 않을까요?"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현행법상 유치원 법정 수업일수는 본래 180일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며 교육부가 10%를 감축해 162일로 줄어들었만 유치원은 한 달 이상 늦어진 지난달 27일 개원한 상황이다. 결국 올해 여름·겨울방학은 각각 2주, 4주 내외로 예년보다 매우 짧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지역별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되며 휴원을 했던 유치원의 경우 방학은 더 짧아진다.

교육부는 지난 9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건의에 따라 유아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감염병 상황에서 수업일수 감축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6일 유아교육법 시행령이 개정되며 결정된 것은 '교외 체험학습 출석 인정'이었다. 수업일수 감축 대신 원격수업을 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 소재 한 유치원 원장은 "올 여름이 엄청 덥다는데 여름 방학이 2주로 짧아 어린 아이들이 폭염에도 유치원을 나와야 한다"며 "감염병에 가장 취약한 아이들이 초등학생보다 더 많이 등교를 해야 하는 상황이 우려 된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들도 거세게 반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162일의 무리한 학사일정을 강행하는 교육부는 유아의 건강권, 생명권, 안전권마저 무시하며 '학습권 보장'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미온적 태도로 일관한다면 우리는 담당 교육부 관료의 사퇴를 포함한 직접 책임을 묻는 행동에 나설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지난 24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도 지난 22일 각각 교육부에 수업일수 감축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유치원 교사, 돌봄전담사 등 관계자들을 모셔서 이야기를 듣는 중"이라며 "유치원은 맞벌이 학부모가 많아 방학을 해도 아이들을 돌봄에 보내야 하는 경우가 많은 부분이 있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