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이재용 "멈추면 미래 없다"..사법리스크에도 현장경영 박차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 번째)이 30일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세메스 충남 천안사업장을 찾아 사업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 번째)이 30일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세메스 충남 천안사업장을 찾아 사업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 이후 첫 현장경영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개발 사업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며 냉엄한 사법리스크의 현실에도 미래 준비를 강도높게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6월 30일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세메스(SEMES) 충남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 공장을 둘러보고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경영진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산업 동향, 설비 경쟁력 강화 방안, 중장기 사업 전략 등을 논의한 후 제조장비 생산공장을 둘러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날 현장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박학규 반도체(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장, 강창진 세메스 대표 등 삼성의 부품·장비 사업을 책임지는 경영진이 동행했다.

세메스는 1993년 삼성전자가 설립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용 설비제작 전문 기업이다. 경기 화성과 천안 등 국내 두 곳의 사업장에 2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미국 오스틴과 중국 시안에도 해외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이번 행보는 그동안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소재·부품·장비 분야를 육성해 국내 산업 생태계를 굳건히 하기 위한 차원으로 파악됐다.

이 부회장은 일본 수출규제 조치 직후인 지난 해 7월 직접 현지 출장에 나섰고, 귀국하자마자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단기 대책과 중장기 대응 전략을 논의한 바 있다.

이달 들어 이 부회장은 삼성바이오 수사 와중에도 삼성전자 반도체 및 무선통신 사장단 릴레이 간담회(15일), 반도체 연구소 방문(19일), 생활가전사업부 사업점검(23일) 등 현장경영을 통해 위기 극복과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이 부회장은 경영진에게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 갈 길이 멀다"며 "지치면 안된다. 멈추면 미래가 없다"고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당부했다. 이 부회장의 발언은 최근 삼성바이오 수사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등 4년 가까운 사법리스크에 따른 절박하고 답답한 심경도 담긴 것으로 관측됐다.

재계 관계자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또다시 정상적인 경영조차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참담한 현실 인식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및 삼성물산 합병 의혹과 관련해 지난 26일 대검 수심위의 불기소 권고를 받았지만 검찰의 기소 가능성은 남아 있다. 기소되면 현재 진행중인 파기환송심과 별개로 최소 2년 이상 삼성바이오 재판까지 받게 돼 사실상 경영불능 상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 수사로 또다시 기소된다면 삼성의 '잃어버린 10'년은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며 "애플, TSMC 등 글로벌 경쟁사들이 코로나19 사태에도 전략적인 투자와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미래를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지만 삼성은 미래 준비는 고사하고 생존을 위한 경쟁에서도 불리한 여건에 놓인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