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공매도 금지 연장 '대세'…관건은 전부냐 아니면 홍콩처럼 일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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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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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8.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8.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동엽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 제공)© 뉴스1
(이동엽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금융위원회가 코로나19발(發) 한시적 공매도(空賣渡) 금지 조치를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연장 방식을 놓고 막판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과 같은 모든 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는 물론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에만 공매도를 허용하는 홍콩식 등도 거론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날(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유가증권(코스피)시장이나 대형주에 한해 공매도를 허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가'라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바로 연장하는 방법도 있고, 단계적으로 (재개)하는 방법도 있고, (2가지가) 섞일 수도 있다"며 "여러 방안을 두고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거론한 대형주에 한해 공매도를 허용하는 방안은 홍콩식 공매도 지정제와 유사하다.

금융위는 오는 27일 증권업계 간담회와 9월8일 공매도 제도개선 공청회 등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공매도 금지 시한인 9월15일 이전에 공매도 금지 연장과 관련해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써는 9월9일 금융위 정례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자 금융권의 패닉현상을 진정시키기 위해 지난 3월16일부터 9월15일까지 6개월간 모든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증권사 등으로부터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리면 이를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서 갚는 투자 방식이다. 주가가 내려가는 게 공매도 투자자에게는 이익이다.

국내에서는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이 떨어져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 개인투자자로선 '공매도 시장=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것이다.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인식이 부정적인 이유다. 최근에는 국민 10명 중 6명이 공매도 제도를 폐지하거나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전부 연장? 아니면 일부 연장?…홍콩식 제도 가능성 거론

은 위원장의 발언을 놓고 보면 공매도 금지 연장의 대상이 지금 처럼 모든 상장 종목이 될 수도 있다. 상당수의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금지 연장을 넘어 공매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적정가격 조성이라는 공매도의 순기능을 감안해 일부 종목에 대해선 공매도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금융위도 이 부분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콩은 지난 1994년부터 시가총액이 30억홍콩달러 이상이면서 12개월 시가총액 회전율이 60% 이상인 종목 등을 공매도 가능 종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또 공매도 지정 종목 리스트(List of Designated Securities Eligible for Short Selling)를 공시하고 있다.

이를 한국에 적용하면 시가총액이 약 4700억원 이상인 대형주 등에 대해서만 공매도가 허용된다. 개인투자자의 거래가 상대적으로 많은 중·소형주는 공매도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렇게 되면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높은 중·소형주에 대한 공매도 폐해를 줄일 수 있다.

홍콩식 공매도 지정제 도입은 지난 3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도입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언급했던 방안이다. 당시 금융위는 주요국 대부분이 도입하지 않고 있는 제도를 한국만 도입하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지난 10일 '2020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서 공매도 금지 효과가 분명하지 않다는 전제 하에 "홍콩과 같이 일부 대형 종목에 대해서만 공매도를 허용한 후 그 효과를 다시 지켜보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소형주가 많아 개인투자자들이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로 인한 피해를 많이 볼 수 있는 코스닥 시장에서는 공매도 금지를 연장하고, 코스피 시장에서만 공매도를 재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앞선 공매도 금지 조치 사례들에 비춰 금융주(은행·증권·보험 등)에 대해서는 공매도 금지를 유지하고, 비금융주에 대해서만 공매도를 우선 재개할 수도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공매도 금지는 비금융주에 대해 8개월, 금융주에 대해 34개월 간 실시됐다.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도 비금융주에는 3개월, 금융주에는 27개월 동안 실시됐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선례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공매도 금지 연장 9월9일 금융위 정례회의서 결정될듯

공매도 금지 시한인 9월15일을 한달여 앞두고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하면서 공매도 금지 연장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개인투자자 보호 방안의 검토를 지시한 가운데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공매도 금지 연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금융위는 '금융위 위원들간 논의를 통해 결정·의결해야 될 사항으로,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정부·여당의 기류와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재개에 대한 반발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공매도 금지를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 공매도를 재개했다가 한국 증시의 상승 곡선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도 금융위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공매도 금지 연장 여부는 금융위 정례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9월15일 이전에는 8월26일과 9월9일에 각각 제15차, 제16차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8월26일에는 안건이 상정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공매도 금지 시한을 6일 앞둔 9월9일 정례회의 때 안건이 의결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금융위가 정례회의가 아닌 임시회의를 열어 안건을 처리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금융위는 최근 내부적으로 공매도 금지 연장과 관련한 논의의 진전을 봤지만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그 내용이 무엇인지 비밀에 부치는 한편, 안건이 언제 상정될지도 예고하지 않기로 했다.

◇은성수, 공매도 의견수렴 광폭행보…다양한 제도 개선도 예상

은성수 위원장은 지난 12일 한국거래소 주최로 열린 공매도 토론회에서 공매도 반대 측 패널로 참석한 김동환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등 3명과 지난 21일 1시간30분 가량 면담을 했다. 이는 은 위원장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공매도 찬성 측 패널과의 면담은 없었다고 한다.

오는 27일에는 은 위원장이 증권사 대표 등과 간담회를 갖는다. 여기에서는 시장조성자 제도에 관한 논의가 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성자는 한국거래소와 계약을 맺고 유동성이 필요한 종목에 대해 지속적으로 매도·매수 등 양방향 호가를 제시해 투자자가 원활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로, 가격 급변을 완화하는 기능을 한다. 국내 증권사 9곳과 글로벌IB 3곳 등 모두 12곳이 시장조성 업무를 하고 있다.

이들 시장조성자는 한시적 공매도 금지의 예외적용을 받고 있다. 시장조성자는 유동성 공급을 위해 공매도 등을 통한 헤지(위험회피) 거래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개인투자자 1228명은 금융위로부터 특혜를 받고 있는 시장조성자에 대한 특별검사를 해달라고 지난 10일 금융감독원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공매도 금지 연장을 결정하면서 시장조정사 예외 조항 손질을 포함해 공매도 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들을 함께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Δ무차입 등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 강화 Δ개인투자자들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 개인투자자에 대한 주식대주시장 확대 Δ현재 12개인 '업틱룰'(Up-tick rule·호가제한 규정) 예외 조항 축소 등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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