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與 "결말 볼 시간" 결국 법고쳐 공수처 길텄다…돌아온 '입법 독주'

뉴스1

입력 2020.12.08 12:29

수정 2020.12.08 15:33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 시키려하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 시키려하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정기국회 회기 종료일을 하루 앞둔 8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등 쟁점법안 처리를 위한 실력 행사에 나서면서 다시 한번 거대 여당의 입법 질주가 속도를 내고 있다.

야당이 상임위별로 안건조정위원회 회부 등 지연 작전을 펼쳤지만 압도적 과반 의석의 여당과 범여권 성향의 비교섭단체가 합심한 탓에 법안 강행 처리를 막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와 잇달아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수처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했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9일 예정된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6명 이상에서 '3분의 2 이상'으로 완화해 야당측 추천위원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 즉각 시행될 경우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는 당연직 추천위원 3명과 여당측 추천위원 2명의 찬성 만으로도 공수처장 후보자 2인 선정 등의 안건을 의결할 수 있게 된다.

국민의힘은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최대한 지연시키기 위해 전날(7일) 개정안에 대한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요구했다.

6명의 여야 의원이 참석해 이날 오전 열린 안건조정위는 회의 시작 1시간 만인 10시35분쯤 4대 2로 공수처법 개정안을 가결해 법사위 전체회의로 넘겼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안건조정위가 최대 90일의 활동 기간을 보장하고 있으며, 활동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여야 간사 간 합의가 필요한 만큼 개정안을 가결한 것이 무효라고 주장했지만, 민주당 소속인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안건조정위가 끝난 직후 법사위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물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타 상임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까지 법사위 회의장으로 모여 윤 위원장에게 강하게 항의했지만, 개정안 상정을 막지 못했다.

윤 위원장은 개정안을 상정한 뒤 기립으로 표결을 진행하고, 주 원내대표가 잡고 있는 오른손 대신 왼손으로 의사봉을 옮겨 잡고 책상을 세 번 두드려 개정안 의결을 선언했다.

야당 의원들이 "더불어 독재하세요", "이건 노상강도", "인간도 아닌 사람들이랑 대화가 되는가" 등 소리를 지르며 항의했고, 윤 위원장은 개정안을 의결한 직후 낙태죄 관련 공청회를 진행했다.

공수처법 개정안이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면서 9일 본회의 처리가 확실시된다. 민주당은 이날 중 법사위에서 공수처법 외에도 경제3법 중 하나인 상법 개정안 등 나머지 쟁점 법안들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법사위 안건조정위와 비슷한 시간에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안건조정위에서도 경제3법 중 2법(공정거래법 개정안·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사회적참사진상규명특별법(사참법)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정무위 소관 이들 법안에 대해서도 안건조정위 회부를 요구했다.

오전 중 안건조정위에서 논의된 사참위법을 놓고 국민의힘 측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기한 연장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인원 확대, 권한 강화 문제, 공소시효 정지 문제 등에 반대해 논의가 진척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들 법안이 안건조정위에서 가결되면 오후에 정무위 전체회의를 열어 의결할 예정이라 법사위·정무위의 쟁점 법안은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9일 본회의에 상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공수처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 처리 문제를 둘러싼 여야 원내지도부의 설전도 격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안 등의 처리를 더는 미룰 수 없다며 정기국회 중 처리하겠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막기 위해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제 더 미룰 수 없다. 이제 결말을 봐야 할 시간"이라며 "민주당은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의힘과 협의하겠지만, 법과 절차에 따라 공수처를 출범시키는 일을 지연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공수처법은 국회에서 처리하고 시행일만 기다려왔으나 국민의힘은 후보 추천 소요에만 비토권을 악용했다"며 "지금도 국회 농성이라는 구태를 재연하고 있는데,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경제3법에 대해서도 "공정경제 3법은 2012년 여야의 공통 대선 공약"이라며 "입법을 막기 위한 야당의 억지와 지연전술에 더는 끌려갈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저 사람들은 공수처법 등 15개 법안을 강행할 것이다.
끝내 막지 못하지만, 최선을 다해 막고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얼마나 무도한지를 국민에게 최대한 알리기 위해 무슨 절차든 포기하지 않고, 따지고, 알리는 것에 소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역대 독재 정권이 정권의 치부를 덮으려 했지만, 성공한 정권은 하나도 없고 치부를 덮으려 한 조치로 처벌받는 악순환을 되풀이했다"며 "문재인 정권이라고 예외가 될 일은 없다"고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공수처는 야당이 반대하면 불가능하다고 저에게도 이야기한 대통령이 이제 와서 견제의 기관으로 공수처가 출범하기를 희망한다는 것은 어떻게 이해하면 되는가"며 "민심이 절대 용납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