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작 부담감 컸지만 다르게 찍고 싶었다" 조제의 집, 어린 시절 기억..."공간의 매력 담아" 10일 예정대로 개봉 "힘든 시기 선물같은 영화 되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리메이크한 영화 '조제'를 연출한 김종관 감독은 "이 영화는 '조제'의 집으로 여행을 오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김 감독은 지난 8일 화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원작에 대한 부담은 컸다"며 "처음에는 할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인간에 대한 깊은 시선이 있는 영화로 많은 매력이 있고, 창작자로서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다 담겨 있다는 생각에 시도하게 됐다"며 "원작과 다른 새로운 공간, 배우와 촬영하면서 그 과정에서 많은 걸 발견했고 재미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지난 1985년 발간된 작가 다나베 세이코의 소설이 원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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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영화 소중한 기억…똑같이 찍는 건 무의미하다고 느꼈다"김 감독에게도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영화가 청춘의 한 단면을 차지하고 있다. 20대에 영화를 봤던 그는 영화 자체는 물론 당시 자신의 모습까지 함께 떠오르며 소중한 의미가 있다고 회상했다.
원작의 큰 틀은 유지하지만 캐릭터와 스타일, 스토리에 변화를 줬다. 극 중 조제와 영석이 사랑을 쌓아가는 과정을 좀 더 길게 묘사했고, 그 과정을 그리면서 조금씩 다르게 표현했다. 이별 역시 형식을 달리했다.
"작은 돌을 쌓아서 그것들로 큰 덩어리의 감정을 만드는 영화가 됐으면 했어요. 원작 영화는 남주인공 '츠네오'의 관점에서 보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는데, 저는 그 이야기도 좋지만 다른 식의 시도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죠. 관객들이 대입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 안에서 사랑하고 이별하는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싶었죠."
'조제'는 쓸쓸해 보이지만 따뜻한 이야기라고 전했다. 그는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아껴주고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가 지금 시기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던 '조제'가 영석을 만나고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안개와 같이 자신들의 현재와 미래가 안 보이는 사람들에게 큰 위로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관객들이 자신을 더 사랑하고 아끼고, 좋은 추억과 같은 영화가 되기를 바라죠."
"조제의 집, 어린 시절 기억 닿아 있어…공간의 매력 담았다"'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 등에서 감각적인 영상미를 보였던 김 감독은 '조제'에서도 영상미를 뽐낸다. 극 중 '조제'의 집은 다양한 소품으로 한국적 색을 입히고, 빛을 활용해 자연 풍경과 각 장소를 아름답게 그려냈다. 김 감독은 "공간의 매력이 잘 드러나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조제의 집, 고물상, 헌책방, 겨울 유원지 등 쓸쓸한 느낌도 있지만, 사람들의 삶이 들어 있는 공간이기에 영화에서 아름답게 비치기를 바랐어요. 어떤 공간이든 찰나적인 아름다운 순간이 있잖아요."
영화의 가장 큰 무대인 조제의 집은 김 감독의 기억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주인공만큼 조제의 집도 캐릭터가 있었으면 했다"며 "그들의 녹록지 않은 가난한 삶이 보이는데, 제 어린 시절 가난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내서 그 안을 채웠다"고 말했다.
"일본 영화를 한국적으로 담겠다는 의지보다는 현실의 한국이라는 공간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보이는 게 필요했어요. 조제의 유모차 등 원작 영화에서는 사랑스럽고 매력적이지만, 그대로 가져왔을 때 어색하고 애매한 부분이 있었죠."
또 원작에서는 동갑내기 20대의 사랑이지만, '조제'에서는 30대 여성과 20대 남성의 연상연하로 설정된 점도 다르다.
김 감독은 "폐쇄된 삶을 좀 더 오래 살아온 캐릭터가 됐는데, 그 속에서 새롭게 해석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연상연하가 되면서 그들 관계에 또 다른 긴장이 생기고, 다른 느낌을 준다. 배우들이 가진 좋은 질감이 캐릭터의 성격과 맞물려 좋은 시너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한지민·남주혁에 신뢰감…"좋은 호흡 보여줘 만족"주연을 맡은 배우 한지민과 남주혁에게는 신뢰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이미 한번 맞춰봤던 배우들이기에 좋은 호흡을 보였고 만족스러웠다"며 "서로 신뢰하는 배우들이라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 서로 배려해줘서 집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남주혁 배우가 가진 목소리와 표정, 선한 느낌이 새로운 결의 남자 캐릭터를 만들 거라고 생각했어요. '눈이 부시게'에서 한지민 배우와의 호흡도 좋았죠. 한지민 배우는 나이의 터울이 주는 새로움과 원작과는 다른 느낌의, 더 깊은 이야기를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는 10일 '조제' 개봉을 앞두고는 걱정과 함께 기대감을 내비쳤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을 연기하는 등 극장가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김 감독은 "단계가 가장 격상된 시기에 영화를 개봉하게 됐는데, 그래도 영화를 궁금해하고 찾아와줄 관객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안전하게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극장으로 여행 오는 기분이었으면 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제작진과 배우들의 수많은 노력과 땀이 있는 영화죠. 그 영화가 관객들에게 잊히지 않도록 하는 건 제 마지막 책임인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이지만 관객들과 또 좋은 인연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관객들에게 좋은 선물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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