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편의점·온라인 모두 '홈파티' 매출 늘었다…방역기로 선 '위기의 연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윤다정 기자 = # 직장인 A씨는 지난 주말 '홈파티'에 다녀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으로 식당 영업이 제한되자 지인의 집에서 술을 마셨다. A씨는 "친한 지인들과의 모임이어서 취소할 수 없었다"며 "주변에도 연말 모임을 홈파티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다중이용시설의 출입과 영업이 제한되면서 '홈파티'가 연말 모임 트렌드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홈파티가 새로운 '감염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홈파티는 대개 주거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주점, 카페, 호텔 등과 달리 방역당국의 감시망에서 비켜나 있는 사각지대다.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실내 환기 등 방역수칙도 대중시설보다 허술하다. 하지만 풍선효과처럼 연말 모임 수요가 '홈파티'로 집중되는 모양새다.
◇음식 배달 73% '다인분 음식'…편의점·온라인 홈파티 매출 '쑥'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첫날 배달대행업체 바로고의 일일 주문건수는 46만6000건으로 전날(41만8000건)보다 11.5% 늘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재확산하자 하루 만에 배달 수요가 10% 넘게 뛴 셈이다.
주목할 점은 '주문 금액'이다. 11월24일부터 12월7일까지 2주간 접수된 주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만원 이상 비중이 37.4%로 전년 동기 대비 8.2%포인트(p) 증가했다.
주문액 구간별로는 2만~3만원이 35.6%, 1만~2만원이 27.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p, 3.1%p 비중이 줄었다. 반면 3만~4만원대 주문은 18.7%로 2.1%p 늘었으며 4만~5만원, 5만원 이상 주문도 각각 지난해보다 2.4%p, 3.7%p 증가했다.
1인분 배달음식 평균 가격이 1만원에서 2만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배달음식 주문자의 73%가 다인분 음식을 시켰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소 2인 이상으로 추정되는 3만원 이상 구간은 일제히 비중이 늘었다.
편의점 주류·안주류 매출도 '홈파티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간접지표 중 하나다. 이 기간 GS25 주류·안주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90% 이상 급증했다. 품목별로는 양주가 90.7%로 최고치를 찍었고 소주, 맥주가 각각 51.3%, 50.4%씩 증가했다. 홈파티 단골 메뉴인 와인은 40.8%, 안주류는 35.1%씩 늘었다.
유통업계는 올 연말 모임 트렌드를 '홈파티'로 정하고 관련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연말을 맞아 홈파티용 밀키트 '쿡킷'(COOKIT) 신메뉴 4종을 선보였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씨푸드 레스토랑 보노보노는 뷔페 음식 20여종을 집으로 가져다주는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도 홈파티 상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6일까지 G마켓 파티용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소고기, 해산물, 케이크, 과자 등 관련 식품군 판매량도 최대 131% 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이른바 '모임 수요'가 외부에서 실내로 옮겨갔고, 시장이 이를 부채질하는 격이다. 한 산학계 전문가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필요성이 확산하면서 지인과의 만남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일부 모임은 '집'이라는 사적 공간으로 스며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통업계가 앞다퉈 '올해 연말은 외식 대신 홈파티로 즐겨라'라는 홍보 문구를 내세운 점도 '홈파티는 안전하다'는 위험한 인식이 생기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염 1순위인데 방역은 '사각지대'…수능 끝난 '자유 청춘'도 변수
방역 전문가들은 '홈파티'가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집 안에 들어서는 순간 마스크를 벗는 데다, 환기나 소독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이 행해지기 어려운 공간이어서다. 식당, 카페 등에서 의무화된 '거리두기'도 집에서는 지켜지기 어렵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상당수 국민이 집은 안전하다, 가족끼리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가족 간 감염 전파'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도 올해 1~2월 확진자 중 60%가 가족, 가정에서 감염됐다는 보고가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 남양주시가 지난 5일 발표한 '코로나19 감염사례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 11월1일부터 12월2일까지 한 달간 코로나19가 전파된 장소는 가정이 36%로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사태 전체 기간(2월24일~12월2일)을 봐도 가정 내 감염 비율은 26%로 1위를 차지했다. 확진자 10명 중 3명꼴로 집에서 감염된 셈이다.
사실상 '집'이 가장 위험한 공간 중 하나인 셈이지만 현행법상 정부가 홈파티를 규제하거나 감시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서울시 방역당국 관계자는 "가정은 사적 영역이기 때문에 집합 제한이나 방역수칙 점검 대상에서 빠져있고, 포함할 수도 없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권고하는 방법이 유일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는 점도 방역당국에는 고민거리다. 수능을 치르고 첫 자유를 만난 '예비 청년세대'의 혈기왕성한 욕구가 '홈파티'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실제 올해 수능 당일 바로고에 접수된 주문건수는 약 55만5000건으로 전년 동일(31만건) 대비 약 77.3% 급증했다. 수능 시험이 끝난 후 외식을 하려는 인구가 배달음식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가족 모임이나 홈파티를 할 때 거리두기, 실내 환기 등 최소한의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당부한다. 김 교수는 "불가피하게 집에서 모임을 가져야 할 경우에는 2m 이상 거리를 두고 손 씻기와 환기를 수시로 해야 한다"며 "15분 이상 대면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코로나19 예방의 기본 원칙은 '물리적 거리두기'에 있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며 "극단적으로 '이불 밖은 위험하다'는 생각으로 다소 불편하더라도 인내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