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달 영국에게 화이자 백신 최초 접종을 빼앗긴 미국에서 현 정부와 차기 정부를 가리지 않고 코로나19 백신 보급을 서둘러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백신을 전시물자처럼 생산하겠다고 시사했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내년 취임 이후 100일 동안 1억명에게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장담했다.
트럼프는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백신 최고 회의를 열고 '미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보장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명령에는 미국에서 개발하거나 생산한 백신을 미 국민에게 우선 접종하고 그 다음에 해외 수출을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으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없었다. 다만 트럼프는 행정 명령 서명에 앞서 국방물자생산법(DPA) 발동을 언급했다.
차기 정부를 이끌 바이든도 같은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보건 각료 지명자들을 소개하고 다음달 취임 직후 코로나19 대응 계획을 밝혔다. 그는 "취임 100일 안에 코로나19를 끝낼 수는 없다. 그렇게 약속할 수 없다"며 "하지만 100일 동안 질병의 진로를 바꾸고 미국인의 삶을 더 낫게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마스크 착용, 백신 접종, 학교 재가동이 나의 첫 100일 임기 동안 3대 과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기간 동안 미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인 1억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연방 건물이나 주를 넘나드는 교통수단 등 연방법이 우선하는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또한 보건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학생들의 등교를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미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한 문서를 공개했다. 이들은 16세 이상의 집단에서 성별과 인종에 상관없이 효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들은 10일 열리는 FDA 심사 회의에서 16세 미만과 임산부를 제외한 계층에게 화이자 백신 긴급 사용 허가가 나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미 정부는 승인 24시간 내에 백신을 배포할 예정이며 승인 1주차에 640만명에게 접종할 계획이다. 화이자의 경쟁 업체인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이달 17일에 FDA 심사를 거칠 전망이다.
지난달 3차 임상시험 결과 미비로 연내 FDA 승인이 불투명해진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일단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날 국제 의학전문지 랜싯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결과를 분석한 독립 연구가들은 동료 평가 결과 해당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고 확인했다. 다만 5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효능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같은날 미 존스홉킨스 대학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1501만992명으로 지난 3일 1400만명 돌파 이후 약 5일만에 100만명이 늘었다. 이는 100만명 기준 역대 가장 빠른 증가세다. 누적 사망자는 28만4887명으로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의 18.4%가 미국인이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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