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지시받아 폐기·유출 혐의 1·2심 "대통령 기록물 아냐" 무죄 대법 "결재 이뤄진거다" 파기환송
대법원은 폐기된 회의록에 첨부된 문서관리카드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결재를 거쳐 생산된 대통령기록물이 맞고, '공문서에서 사용하는 전자기록'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를 폐기하거나 손상하면 안 된다는 유죄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10일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및 공용전자기록 손상 혐의로 기소된 백 전 실장과 조 전 비서관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우선 재판부는 원심과 같이 결재권자의 결재가 이뤄짐으로써 공문서로 성립된 이후에 비로소 대통령기록물로 생산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원심과 달리 노 전 대통령이 이 사건 회의록 내용을 확인한 후 문서관리카드에 서명해 공문서로 성립시킨다는 의사표시를 했고, 이에 따라 문서관리카드가 대통령기록물로 생산된 것이라고 봤다.
나아가 이 사건 회의록이 첨부된 문서관리카드가 대통령기록물로 생산된 것이고, 첨부된 '지시사항'에 따른 후속조치가 예정돼 있으므로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전자기록'에 해당한다고 원심과 다른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사건 회의록 파일이 첨부된 문서관리카드는 노 전 대통령의 결재를 거쳐 대통령기록물로 생산됐다"며 "문서관리카드에 수록된 정보들은 후속 업무처리의 근거가 되는 공문소에서 사용하는 전자기록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이 회의록 내용을 확인한 후 문서관리카드에 서명함으로써 공문서로 성립시킨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이고, 이를 폐기·손상한 백 전 실장과 조 전 비서관에게 유죄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이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논란은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 전 대통령이 당시 서해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해 포기 발언을 했다"는 당시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 발언에서 불거져 사초 실종 논란으로 확대됐다.
이후 백 전 실장과 조 전 비서관은 2007년 10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노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임의로 회의록을 폐기하고, 봉하마을로 무단 반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조 전 비서관이 청와대 업무관리시스템인 'e지원'을 통해 회의록을 전자문서로 보고했고, 노 전 대통령이 '열람' 버튼을 눌러 전자서명을 했기 때문에 결재가 이뤄진 것이라며 폐기된 회의록이 대통령기록물이라고 주장했다.
또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수정·보완이 예정된 회의록 파일이 첨부된 문서관리카드를 삭제한 것은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전자기록의 효용을 해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1심은 "노 전 대통령이 '열람' 항목을 눌러 전자서명이 되긴 했지만 수정·보완을 지시했으므로 완성본이 아니다"며 "이 회의록은 초본의 성격인 데다 비밀관리 법령 취지상 폐기되는 게 맞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결재권자인 노 전 대통령이 내용을 승인하고 최종 결재를 하지 않은 이상 대통령기록물로 볼 수 없다"면서 "이 회의록 파일은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전자기록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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