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회원권 시장 결산
'안전지대' 인식되며 골퍼 몰려
거래지수 12년만에 최고치 기록
중부권·제주 상승률 21% 웃돌아
남촌CC는 2배 오른 12억5천만원
내년에도 업황 개선 일단 '낙관'
'안전지대' 인식되며 골퍼 몰려
거래지수 12년만에 최고치 기록
중부권·제주 상승률 21% 웃돌아
남촌CC는 2배 오른 12억5천만원
내년에도 업황 개선 일단 '낙관'


하지만 이런 원인들은 그 자체만으로는 파급력이 그리 크지 않았다. 이들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한 변수가 있다. 다름아닌 코로나19다.
이런 흐름이 반영돼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종합 회원권지수(ACEPI)는 2020년 8월 11일 1007.3P로, 2011년 8월 12일 999.4P로 1000P를 이탈한 이후 9년만에 1000고지를 탈환했다. 12월 7일 기준으로 지수는 1024.1 포인트를 기록중이다. 지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8년 3월 18일 1715.3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포함된 중부권이 지난 1월 대비 12월 7일 기준으로 22.4% 상승,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제주권이 상승률 21.2%로 그 뒤를 이었다. 영남권과 호남권은 각각 16.2%, 8.5%의 상승세를 보였다. 예상을 뛰어넘은 제주권의 반등 또한 이른바 '코로나19 특수'다.
올 골프회원권시장은 종목별 양극화 확대도 특징이다. 부킹 수요가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회원수가 적은 고가나 초고가 회원권에 대한 인기가 높았다. 무기명회원권 품귀 현상에 따른 차선책으로 8억대가 넘는 초고가 종목들의 시세상승이 가속화된 이유다. ACEPI에 따르면 초고가회원권 지수는 지난 1월 대비 12월 7일 기준으로 55.7% 상승한 반면 중저가대 종목들은 모두 18~19% 수준의 상승에 그치고 있다.
그렇다면 2021년 골프회원권시장 시황은 어떨까.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이현균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도 코로나19의 전개와 이에 대응하는 정치·사회·경제적 문제 등의 복잡한 시나리오의 전개에 따라 방향이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회원권시장도 이와 궤적을 함께하면서 동조화 내지는 개별 특수한 여건에 따라 시세의 변동성을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변수긴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20%정도의 내장객 증가는 당분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사용처를 잃은 유동자금이 변함없이 시장에 우호적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점에서 내년에도 올해 수준의 시세를 방어할 수 있는 배경은 더 이어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물론 변수가 없는 건 아니다. 일부 골프장의 운영 행태다. 이현균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특수를 틈타 상당수 골프장들이 그린피와 카트피, 캐디피 등의 이용료를 대폭 인상했다"면서 "오죽했으면 일부 골프장의 운영 실태를 고발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겠는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진정되면 그러한 행태들은 부메랑으로 돌아와 전체 회원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의 유행 정도와 정부의 향후지침도 변수다. 다만 2020년 시장이 고점에서 중저가대 종목 위주로 실망매물이 나왔고 연말로 가면서 초고가 종목 강세에서 중저가대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현상을 보면, 시세등락에 따라서 순환매 국면으로 시장이 움직일 개연성이 높다.
12월과 내년 1월 기업들의 연말 회계주기를 앞둔 법인 사업체들의 수요 증가도 변수다. 이는 고가 및 초고가 회원권의 시세를 다시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내년에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따라 하반기로 갈수록 투자보다는 수급에 따른 이슈가 부각될 개연성이 있다. 그럴 경우 내년 시장은 상고하저형의 과거 패턴과 비슷한 양상이 될 수 있다. ACEPI는 2020년 수준을 상회해 1050~1150 수준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중제 골프장들의 편법 운영에 대한 행정지침이 어떻게 내려질 지도 내년 회원권시장의 변수다. 만약 대중골프장의 각종 유사회원에 대한 반환 및 회수조치가 전면적으로 내려지면 수요는 회원제 골프장에 집중적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다.
이현균 애널리스트는 "그럴 경우 주요 회원권시세는 상승할 수 있지만 회원제 골프장이 급감한 상황에서 수급 조건은 더욱 열악해 질 것이다"며 "이 경우 매매자들의 호가 괴리가 확대될 수 있어 시세 변동성이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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