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정용진 '신세계 야구단' 구단주 된다…'돔구장 쇼핑단지' 추진하나(종합)

뉴스1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SK 투수 서진용(왼쪽)과 롯데 구승민이 역투하고 있다./뉴스1© 뉴스1
SK 투수 서진용(왼쪽)과 롯데 구승민이 역투하고 있다./뉴스1© 뉴스1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0년 전 취임식에서 한 말이 현실이 됐다. 그는 2016년 스타필드 하남점이 개점할 때도, 2019년 화성국제테마파크 비전 선포식에서도 이 구호를 외쳤다.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품는다. 쇼핑몰,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스포테인먼트'로 오프라인 유통사업의 새로운 도약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신세계는 SK와이번스 둥지인 '인천SK행복드림구장'(문학경기장)을 '스포츠복합쇼핑몰'로 재단장하고, 온라인 야구관중·게임·굿즈·커뮤니티 등 비대면 수요를 SSG닷컴에 끌어들인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문학경기장을 돔구장으로 현대화하는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도 추진된다.

숙적인 롯데그룹과의 '야구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신세계는 2월 야구단 인수작업을 마무리하고, 4월 '2021년 KBO 정규시즌'에 '신세계 야구단'을 출전시킬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SK와이번스와 KT위즈의 통신 더비는 '이마트 와이번스'(가칭) 대 '롯데 자이언츠'의 유통 더비로 옷을 갈아입게 됐다.

◇신세계, SK와이번스 품는다…정용진 '야구사랑' 현실로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SK텔레콤은 26일 '주식 및 자산 매매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SK와이번스 주식 100%와 부동산을 총 1352억8000만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매매 대상은 SK와이번스 보통주 100만주와 야구연습장 등 토지·건물이며, 매매 금액은 주식 1000억원, 부동산 352억8000만원이다.

SK와이번스는 SK에서 '이마트'로 간판을 바꾸지만, 인천 야구의 '헤리티지'(heritage·유산)은 그대로 계승한다. 이마트는 SK와이번스 소속 선수단과 감독, 코치진, 프런트 인력을 100% 고용 승계한다.

이번 '깜짝 인수'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의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정 부회장은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라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다. 그룹 첫 체험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와 '화성테마파크'를 지을 때도 매번 '야구장 모델'을 언급하며 "유통업의 본질은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의 각별한 '야구사랑'도 재조명됐다. 이마트는 지난 2019년 문학경기장 VIP공간인 '스카이박스' 2곳을 '이마트 브랜드룸'으로 만들고 내부를 일렉트로마트 캐릭터와 가전으로 꾸몄다. 와이번스의 새 구단주가 된 정 부회장이 올해 정규 시즌에 브랜드룸을 방문할지 눈길이 쏠리는 대목이다.

재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1993년부터 3년간 재계 친목 야구팀 '굿 펠로우즈'에서 투수로 활약하며 평소 야구단 운영에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신세계는 3~4년 전부터 온·오프라인 통합과 온라인 시장의 확장을 위해 프로야구단 인수를 타진해 왔다. 신세계는 이번 SK와이번스 협상 테이블에서도 적극적으로 인수 의사를 개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SK와이번스 인수를 추진한 배경은 국내 야구팬을 백화점과 대형마트, 온라인몰 충성고객으로 포섭하겠다는 전략이 가장 크다"면서도 "스포츠에 대한 정 부회장의 애정과 의지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돔구장 만들고 '복합쇼핑몰' 변신…SSG닷컴도 총공세

업계는 이마트가 SK와이번스의 새 구단주로 확정되면 '마케팅 효과'와 '충성고객' 두 마리 토끼를 일거에 확보할 것으로 전망한다. 신세계와 롯데의 유통 '맞대결'이 야구판으로 확장되는 점도 호재다.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유통채널과 야구장을 연결하는 '고객 경험 마케팅'에 주력할 방침이다. 야구팬과 소비자의 경계를 허물어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로 연결한다는 로드맵이다.

우선 문학경기장은 스포츠·쇼핑·레저·여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센터'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낡은 경기장을 '돔구장'으로 현대화하는 인프라 투자도 추진된다.

문학경기장과 주변 일대를 '스포츠복합쇼핑단지'로 승격해 야구팬은 물론 지역 고객을 모두 흡수하겠다는 포부다. 신세계의 유통 노하우를 살려 식품, 생활용품, 반려동물용품 등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프로야구는 국내 스포츠 중에서 '열혈 팬덤'을 가장 많이 확보한 종목이다. 코로나19 이전 4년 동안 매 시즌 평균 관중수는 800만명에 달한다. 특히 야구팬 절반이 'MZ세대'(1030세대)이고, 문학야구장이 이미 '스포테인먼트' 마케팅에 최적화한 공간이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온라인 마케팅은 'SSG닷컴'이 선봉에 선다. 모바일 야구 경기, 게임, 굿즈, 커뮤니티 등 '비대면 야구 수요'를 끌어안는데 SSG닷컴의 플랫폼 역량을 십분 발휘한다는 전략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문학경기장을 야구와 쇼핑을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쇼핑공간으로 리뉴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팬, 지역사회, 관계기관의 의견을 수렴해 돔을 포함한 다목적 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확대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SG닷컴도 비대면 마케팅을 적극 펼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인천 지역을 기반으로 한 '충성고객' 확보도 기대된다. 경쟁사 롯데그룹은 실업야구 시절부터 46년째 부산을 연고로 야구단을 운영하며 부산·경남 지역 충성고객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또 '신세계 야구단' 대 '롯데 자이언츠' 경기도 새로운 마케팅 활로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통업계 1·2위를 다투는 '구단주 경쟁'이 팽팽한 '야구 맞대결'로 이어지면 극적인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다음달 23일 본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4월 '2021 KBO 정규시즌' 개막 준비에 매진할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2월 본 계약 후 KBO·인천시·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기관의 승인을 통해 인수를 끝마칠 예정"이라며 "올해 프로야구 시즌부터 새로운 와이번스 경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