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명호 교수 "일교차 큰 봄철, 심혈관 질환 주의해야"
정명호 대한심장학회 심근경색연구회장 연구회, 급성심근경색 약물 치료법 전문가 합의문 발표 고강도 스타틴 조기 투여 권고 "심혈관 질환 발생 억제 효과적"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심혈관 질환은 기온이 낮은 겨울에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따뜻한 봄 날씨에도 급성심근경색증과 같은 심혈관질환 환자는 많이 발생한다. 지난 해 3월 국내 급성심근경색증 환자 수는 3만400명으로, 같은 해 1월(3만838명)과 비슷했다.
원인으로는 일교차 심한 날씨가 지목된다. 일교차가 심할수록 혈관 기능을 조절하는 교감·부교감 신경의 균형이 깨지고 혈관이 갑자기 과도하게 수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혈관에 혈전이 생겨 혈액 흐름을 막아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작년 9월 대한심장학회 심근경색연구회는 급성심근경색증의 약물 치료법에 대한 전문가 합의문을 발표했다. 해외 치료법과 국내 치료 경험 및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등록연구(KAMIR) 논문을 토대로 우리나라 환자에 적합한 약물 요법을 정리한 가이드라인이다. 국내 급성심근경색증 환자는 지난 2015년 8만7984명에서 2019년 11만8010명으로 30% 넘게 증가했다.
합의문은 심근경색증 환자에서 지질강하제 등 5가지 약물요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심혈관 질환 발생의 초고위험군에서 지질강하제의 경우 ‘고용량 스타틴’을 조기 투여하고 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LDL-C)를 기저 수치의 50% 이상 감소시키거나 70㎎/dL 이하로 유지하도록 권장한다.
치료 합의문을 발표한 심근경색연구회 회장 전남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정명호 교수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급성심근경색증은 어떤 질환인가.
"급성심근경색증은 심근 허혈 상태가 지속돼 심근 세포의 손상을 초래하는 질병이다. 급성 심장사 원인의 약 80%를 차지한다. 급성심근경색증의 초기 사망률은 약 30%에 달한다. 병원에 도착해 적극적인 치료를 해도 병원 내 사망률이 5~10%에 이른다. 성공적인 재관류 치료 후에도 5년 사망률이 약 20%인 점 등을 고려하면 심근경색증 예방 및 발생 후 적절한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봄에도 급성심근경색증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환절기에는 낮과 밤 사이 급격한 온도 차가 발생한다. 이러한 급격한 온도차로 혈관 기능을 조절하는 교감과 부교감 신경의 균형이 깨진다. 또 찬 기온에 갑자기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게 되면서 국소 혈압이 상승하고 동맥경화반이 파열돼 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할 수 있다. 환절기 급격한 기온차에 주의해야 한다."
-심근경색연구회에서 합의문을 발표한 이유와 동기에 대해 설명해달라.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높고 특히 국내의 경우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연간 1만5000여명에 달한다. 서양인과 동양인은 체형이나 약물의 대사 등에 차이가 있음이 밝혀져 있다.
그럼에도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의 치료에 대한 전문가의 가이드라인이나 합의문이 없던 상황이다.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등록연구(Korea Acute Myocardial Infarction Registry·KAMIR) 논문이 축적됨에 따라 외국과 국내의 치료법 및 예후에 관한 다양한 데이터를 근거로 우리나라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에 적합한 약물요법을 정리할 수 있게 됐다."
-합의문에 ‘고강도 스타틴’이 먼저 권고된 것에 대한 배경이나 근거는.
"2018년 미국심장협회·심장학회(ACC/AHA)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심근경색 환자를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 발생의 고위험군 혹은 초고위험군으로 보고, 최대 강도의 스타틴 처방을 권고한다. 고강도 스타틴 요법으로 아토르바스타틴(제품명 리피토) 40~80㎎, 로수바스타틴 20~40㎎ 등을 권장하고 있다. 2019년 유럽심장학회·동맥경화증학회(ESC/EAS)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심근경색 환자를 죽상경화성 심혈관계질환의 초고위험군으로 보고, 기저치 LDL-C 보다 50% 이상 감소시키면서 LDC-C를<55㎎/dL 이하로 낮출 수 있도록 고강도 스타틴 처방을 권장했다.
또 KAMIR 연구에 따르면 입원 후 24시간 내 스타틴을 처방한 그룹에서 모든 심혈관질환 위험이 33% 낮았고, 48시간 이내에 투약한 그룹이 48시간 이후 처방한 그룹에 비해 19%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강도 스타틴 그룹에선 아예 처방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MACE 위험이 54%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외 데이터 모두 고강도 스타틴으로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에서 추후 심혈관질환 발생 억제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관상동맥 심장질환 병력이 있거나 관련 고위험군에서 권고되는 관리 방법은 무엇인가.
"급성심근경색은 동맥경화증이 주된 원인이다. 급성심근경색증 병력은 추후 심혈관 질환 발생의 초고위험군으로, 미국 및 유럽의 주요 학회 가이드라인에선 LDL-C를 기저 수치의 최소 50% 이상 감소시키면서 70㎎/dL 이하로 유지하도록 스타틴 투여를 통해 관리하는 방법이 권고된다. LDL-C 수치에 상관없이 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최대 용량의 스타틴을 통해 동맥경화증의 진행을 최대한 억제해 추후 심뇌혈관 질환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틴 복용에 따른 당뇨병 발생을 일부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이러한 부분도 고려해야 하는가.
"스타틴 사용 후에 당뇨병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를 가진 환자에서는 스타틴 사용에 따른 새로운 당뇨병 발생 위험보다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혜택이 훨씬 높다. 때문에 당뇨병이 발생하더라도 스타틴 치료를 중단하는 것보다는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심혈관질환 예방 측면에서 혜택이 크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조언하고자 하는 심혈관 질환 관리방법이 있다면.
"다양한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을 기저질환으로 앓고 있을 경우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 증상 악화 및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된다. 따라서 평소 심혈관 질환이 있다면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단과 운동을 지속하고,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꾸준히 복용하면서 평소 다니고 있는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전문의로부터 적절한 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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