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행정·지자체

‘투기이익 소급 환수’ 위헌소지에도… 초강경 법안 쏟아내는 與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당지도부 앞장서 처벌·규제 강조
LH직원 위헌소송땐 헌재서 다툼
부동산 감독기구 ‘시장개입’ 논란

정부·여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사태 여파 등으로 극도로 악화된 민심을 돌리기 위해 부동산 불법투기 이익을 소급해 적용하는 방안 등 초강경 법안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다만 여당 의원들이 충분한 법적 검토 없이 속전속결로 입법 의지를 강조하면서 재산권 침해로 인한 위헌 가능성 등 추후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당 지도부까지 강력한 처벌과 규제 기조를 전면에 내걸고 있어 수위 조절이 이뤄질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에서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수익을 몰수·추징하는 법안들을 발의된 상태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형법 개정안은 '몰수 특례'를 규정해 '물건'으로 한정된 몰수 대상을 금전이나 그 밖의 재산으로 확대해 부동산도 몰수할 수 있도록 했다. 범죄자가 사망·소재 불명이 돼도 요건만 충족하면 범죄 수익 몰수가 가능한 조항도 포함됐다. 법 시행 당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해서도 소급해 몰수가 가능토록 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차명 투기, 지분 쪼개기 등 LH 직원들의 투기로 발생한 부당 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는 셈이다.

같은 당 김영호 의원도 공직자 및 공공기관 종사자 등이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부당하게 재산상 이득을 취득했을 경우 범죄 시점과 관계없이 범죄 수익을 소급해 몰수·추징하도록 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 역시 기존에 규정돼 있지 않은 중대범죄에 부동산 투기 관련 범죄를 추가하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개정안을 냈다. 부동산 차명거래로 얻은 이익, 부당한 방법으로 토지보상을 받아 취한 이익, 직무상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취득한 부당한 이익 등에 대해 환수할 수 있다.

그러나 법률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소급 적용 조항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해당 법안으로 처벌받은 LH 직원들이 위헌 소송을 청구할 경우 최종 심판은 헌법재판소의 몫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범죄 처벌을 담은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투기 이익 몰수를 소급해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위헌 소지가 높다는 이유로 소급 적용은 제외됐다.

이와함께 여당이 이른바 'LH 5법' 중 하나로 입법을 추진 중인 부동산거래 및 부동산서비스산업법 제정안도 논란이다. 부동산 시장을 전담하는 감독기구인 부동산거래분석원 설립을 골자로 하지만,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한다는 이유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국토위 법안 검토보고서도 "부동산 감독기구 신설은 시장에 대한 지나친 정부 개입 문제와 미래 부동산시장 안정기에는 감독기구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여당 모두 부동산거래법 처리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