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亞계 증오범죄 속출에 칼 빼든 바이든 "침묵할 수 없다"

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트위터 게시물 갈무리. © 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트위터 게시물 갈무리. © 뉴스1
2021년 3월 20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골드스파 외곽의 임시 기념관 옆을 보호 마스크를 쓴 남성이 걸어가고 있다. 지난 16일 발생한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아시아계 여성 6명 등 총 8명이 희생됐고, 이중 3명은 골드스파에서 일하는 한인 여성들이었다. © 로이터=뉴스1
2021년 3월 20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골드스파 외곽의 임시 기념관 옆을 보호 마스크를 쓴 남성이 걸어가고 있다. 지난 16일 발생한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아시아계 여성 6명 등 총 8명이 희생됐고, 이중 3명은 골드스파에서 일하는 한인 여성들이었다. © 로이터=뉴스1
미국 뉴욕 지하철서 흑인이 아시아계를 마구 폭행하는 장면 - 트위터 갈무리
미국 뉴욕 지하철서 흑인이 아시아계를 마구 폭행하는 장면 - 트위터 갈무리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정이나 기자,김정률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잇달아 발생하는 아시아계 증오범죄 대응에 칼을 빼들었다.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견된 뒤 지난해 세계적 대유행병 '팬데믹'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미국 내 아시아계를 상대로 한 무차별적 증오 범죄가 확산하는 데 따른 것이다.

◇TF 구성·560억 지원금 투입·데이터 서비스 개선 등 대책 총동원: 바이든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성명을 통해 '반(反) 아시아계 폭력,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 편견 대응 추가 조치'를 발표하고, 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 섬 주민(AAPI)에 대한 이니셔티브를 재개하고 다시 활성화한다고 밝혔다.

이 조치에는 미 보건복지부(HHS)가 4950만 달러(약 560억 원)를 투입해 아시아계 등(AAPI) 폭력 피해자 구호 기금을 마련하고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는 계획이 담겼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다음날 행정명령 서명을 통해 설립한 '코로나19 보건 형평성 태스크포스(TF)' 내 외국인 혐오와 불평등 관련 사항을 다룰 위원회를 조직했다. 위원회는 연방정부가 반 아시아계 외국인 혐오와 편견 완화를 위해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권고사항을 제공하게 된다.

미 법무부 내 증오범죄 관련 책임 부서도 명확히 했다. 시민권익과가 증오범죄 집행과 예방 구상을 담당, 아시아계 등(AAPI)에 대한 증오범죄 발생을 집중 추적하고 지역사회 홍보에 나선다.

아울러 반 아시아계 폭력행위를 집중 조명, 데이터 투명성 강화와 지역사회 노력 지원을 위해 연방수사국(FBI)이 범죄데이터탐색 웹사이트에 참여형 증오범죄 페이지를 개설해 범죄 통계 연구와 측정 등 데이터 수집과 이용 서비스를 개선한다. 증오범죄 웹사이트에 한국어와 중국어, 일본어, 타갈로그어, 베트남어 서비스도 추가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 증가 앞에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며 "오늘 내가 추가 조치를 발표하고 법무부내 반 아시아계 범죄 대응 이니셔티브를 마련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공격은 잘못됐고, 미국스럽지 않으며,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지방 정부 정책, 지역·시민사회 변화 이끌까: 연방 정부 차원의 노력 뿐만 아니라 지역 당국에서도 문제 개선에 팔을 걷어붙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욕시는 아시아계로만 구성된 사복 경찰팀을 배치해 지난 27일부터 뉴욕시내 지하철역과 슈퍼마켓 등을 집중 순찰하고 있다. 외국인 증오범죄 신고 시 통역사 연결 서비스도 강화한다.

더못 시어 뉴욕경찰(NYPD) 국장은 "피부색이나 종교, 성적 취향, 또는 다른 어떤 것 때문에 표적이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당신이 언어나 위협적인 행동으로 노리는 사람이 사복을 입은 뉴욕 경찰일 수도 있으니 한번 더 생각하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 같은 연방·지방 당국의 노력이 지역사회와 시민사회의 인식 변화를 얼마만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 16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한인 4명을 포함해 아시아계 여성 6명 등 총 8명이 희생된 총격사건은 결코 하루 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21)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이 우리 시대 최대 악"이라는 생각을 공연히 드러내는 등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심을 키워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애틀랜타 사건으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곳곳에서 전해지는 아시아계 폭력 피해 영상과 증언에서는 피해를 방관할 뿐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 주변 시민들의 모습도 전해진다.

아시아계 남성이 지하철 안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데 환호하는 목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아시아계 여성이 대로변 한 건물 앞에서 머리를 마구 짓밟힌 뒤 쓰러졌는데도 건물 내부에 있는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 여성을 일으키긴커녕 조용히 지켜보다 문을 닫아버리기도 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