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박완서 작가 타계 10주기를 맞아 마지막 장편소설 '그 남자네 집'이 연극으로 각색돼 오는 22일부터 31일까지 부산 광안리 어댑터 플레이스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작품은 한 배우가 모든 배역을 혼자 맡아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끌어가는 모노드라마 형식으로, 중견 배우 우명희와 남명지가 출연해 각각 자신의 색깔로 선보인다.
지난 5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제작발표회에서 곽종필 연출은 "2인 2색의 모노드라마는 두 편의 작품을 올리는 것과 같다"며 "우명희 배우는 정적이다. 내면의 깊은 울림이 절제된 상태에서 나오는 매력이 있고 남명지 배우는 에너지 발산이 다르다. 울림이 터져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유명희는 "박완서 작가가 70대에 이 작품을 썼는데 엄마, 언니 세대뿐 아니라 지금도 누구나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누구나 마음속에 있을 수 있는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남명지는 "내가 돈암동에 살고 있고 동대문 시장을 좋아하는데 소설을 읽었을 때 그런 풍경이 눈앞에 그려졌다"며 "전쟁은 표현하기가 힘들었지만 (주인공에게) 첫사랑이 절절하게 필요했고, 숨을 쉴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지 않았을까. 그런 화려하고 위험한 아슬아슬함을 닮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남자네 집'은 2004년 출간한 자전 소설이다. 50년 동안 가슴 속 깊이 감추고 살았던 첫사랑의 슬픈 기억을 6·25전쟁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아픔으로 녹여낸 작품이다.
이야기는 노년에 접어든 주인공이 먼 친척뻘 되는 첫사랑 현보가 살았던 돈암동 안감천변을 찾아 옛 기억을 떠올리면서 시작된다. 몇 년 후 상이군인이 된 남자와 다시 만나면서 둘은 인연을 맺는다. 하지만 주인공은 미래가 불투명한 낭만적인 백수 현보와의 사랑을 마음에 간직한 채 현실적인 엘리트 은행원 민호와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전 부산시립단 예술감독을 지낸 곽종필 감독이 연출을, 심상교 부산교육대 교수가 각색을 맡아 처음 선보인다.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 '어느 가을 배우의 일상'에 출연한 남명지가 22~26일 공연을, 모노드라마 '챙'을 비롯해 '뇌우', '도시를 떠나서', '느낌, 극락같은'에 출연한 우명희가 27~31일 공연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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