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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만큼 좋네"… 빌라의 편견을 바꾸다 [fn이사람]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1 18:13

수정 2021.07.11 18:13

유진열 이명건설 대표
아파트급 빌라 건설 목표로 시작
친환경 설계 등으로 방송서도 주목
‘소공주택’ 새 주거문화 만들것
사진=서동일 기자
사진=서동일 기자
"처음 시공을 맡은 업체가 공사를 너무 대충 했습니다. 잘하는 시공업체를 내가 찾아주고, 현장도 매일 갔지요. 그때 건축 전 과정을 간접체험했는데 가슴이 뛰었습니다."

대형 보험사 관리직을 그만두고 부동산 중개업으로 전직한 유진열 이명건설 대표(사진)를 종합건설사 대표로 이끈 건 한 임대사업자였다. 초짜 중개인이었던 유 대표에게 "신축 원룸 괜찮은 곳이 있으면 빌라 전체를 매입할 테니 매물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한 고객이다.

유 대표는 11일 "덩치가 큰 거래였으니 중개할 생각에 신이 났다. 의욕에 가득 차서 매물을 찾아다녔다.
그런데 그때만 해도 잘 지은 빌라가 없었다"며 "마음에 드는 매물을 찾는 게 참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결국 공사 중인 빌라를 찾은 유 대표는 처음 신축 빌라가 올라오는 전 과정을 지켜봤다. 그 과정에서 중구난방 '동네 슈퍼' 수준인 빌라들을 표준화해 편의점처럼 만들면 의미 있겠다는 마음이 싹텄다.

철학이 선 유 대표는 종합건설회사 이명건설을 차렸다. 중개사에서 건설사 대표로 변신을 결정한 것이다. '주택은 기능이 제일 중요하다'는 방침 아래 빌라가 아닌 '소규모 공동주택'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빌라를 혁신해 아파트급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담았다. 이명건설은 시행사인 유한디앤씨와 분양전문회사 부동산중개법인 한가를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부터 건설, 분양까지 원스톱으로 책임지고 있다.

이명건설이 유명세를 탄 건 방송프로그램 '구해줘홈즈'에서 선택을 받으면서부터다. 방송에서 소개된 '서초펜타트럼'은 친환경 주택 설계와 입지, 편의성 등으로 의뢰인의 선택을 받아 우승했다. 유 대표는 "방송 이후에 짓는 빌라들도 분양이 잘 됐다"고 말했다.

유 대표의 신념은 '안전'이다. 처음 소규모 공동주택 건설 당시에는 현장소장 개념도 없었고 현장 가림막도 죄다 부직포여서 화재 위험이 높았다. 유 대표는 안전이 곧 혁신이라고 봤다. 그는 "현장에서 안전모를 강조하고 현장 가림막도 단열 소재로 바꿨다"며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결국 보답이 돼 돌아왔다. 정부 상도 받고 구청에서도 '이명건설은 믿는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소개했다.

유 대표는 아파트에나 붙던 '브랜드'를 빌라에 적용한 1세대 디벨로퍼다. 이명건설 소규모 공동주택 브랜드인 '집앤사'를 단 주택은 강남·서초·송파·강동·광진구 등에 약 1200가구다.


집앤사는 기존 아파트에만 존재했던 관리사무소 운용의 개념을 업그레이드해 전담매니저를 권역별로 배치하고, 정기적 시설점검 등 찾아가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 온·오프라인으로 임대인, 입주민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채널도 마련했다.


유 대표는 "대형 아파트 브랜드에서만 누릴 수 있었던 주택 디자인 개념을 도입해 매력적인 디자인의 건물 외관과 실용성, 편리함을 갖추면서 쾌적하고 아늑한 실내 공간이 특징"이라며 "2030년까지 서울에만 5만가구를 공급해 소공주택이 새로운 형태의 주거문화로 자리 잡을 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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