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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엄습… 10년물 국채금리 최저치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7 18:24

수정 2021.07.27 18:24

델타변이 확산에 성장둔화 징조
장중 -1.12% 까지 떨어지기도
투자자 몰린 유로존도 -1.65%
FOMC 회의에 영향 미칠 수도
미국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엄습… 10년물 국채금리 최저치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 공포속으로 급속히 빠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속에서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에 따른 성장 둔화가 겹치면서 이같은 우려가 퍼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실질금리가 장중 마이너스(-) 1.12%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큰 가운데 경기둔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국채에 몰리면서 명목금리가 하락한 결과다. 이날 유로존의 10년물 국채 실질금리도 -1.65%로 최저치를 보였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을 제외한 것이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올해 하반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했다. 이날 CNN과 폭스 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올해 3·4분기와 4·4분기 미국 GDP 성장률이 각각 연율 8.5%와 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보다 각각 1%포인트 하향한 것이다. 올해 전체 성장률 전망치는 연율 6.6%로 유지했다. 또한 내년도 성장률은 연율 1.5~2%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은 코로나19 델타 변이 위험과 서비스 부문의 지출 둔화로 성장률이 갈수록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휘말리고 있다.

연준은 27~28일(현지시간)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스태그플레이션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물가상승과 성장둔화라는 두 가지 위험에 직면한 데다 델타변이가 확산하면서 세계 공급망 정체문제가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날 외신들에 따르면 연준은 FOMC 회의를 마치고 기존의 초완화적 통화정책과 경제 전망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델타 변이확산 등 새로운 위험들이 성장둔화와 인플레이션을 압박하며 지난달 FOMC와 비슷한 장밋빛 전망을 예단하기는 힘들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FOMC 이후 6주간 상황은 현저히 달라졌다. 델타 변이확산으로 일일 감염자는 4배에 달해 지난해 여름 최고조에 근접하고 있다. 고위험군인 고령층은 대부분 백신접종을 완료했고 아직 미접종자 위주로 감염이 확산되고 있지만 바이러스가 다시 퍼지면서 소비자들의 지출과 여행 의지와 욕구가 잠재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델타변이 확산이 계속돼 회복에 하방 압박을 가하면 극도로 미약한 회복의 순간이 금방 사라질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캐런 다이난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지난 18개월 동안 계속 목격해온 것은 경제 활동의 제1 변수는 바이러스라는 점"이라며 "미 경제가 계속 전진하겠지만 그 속도는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FOMC 이후 경제 전개상황을 보면 "완화정책을 걷어 들이는 것은 시기상조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고 전했다.

연준은 팬데믹 이후 사라진 일자리 680만개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희망하지만, 이는 회복 속도가 꾸준할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특히 가을 신학기가 시작해 학교들이 다시 완전 문을 열면 부모들이 고용시장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렸다.

하지만 감염 확산에 따른 보건위기가 다시 심화하면 개교는 다시 미뤄질 수 있다.
고용 둔화는 재정지출과 개인예금이 소진되는 와중에 발생할 수 있다. 또, 워싱턴 정가가 부채한도 상한을 놓고 또 다시 벌이는 '재정절벽' 위험은 7%대 성장률을 유지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윌리엄 잉글리시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재정지원 후퇴와 성장 위험과 함께 발현할 가능성이 있다며 "연준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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