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모넬라균 김밥·발 닦은 족발…외식업계, 위생 불감증 속앓이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식자재 위생 논란으로 먹거리 불감증이 확산하고 있다. 맥도날드 폐기 빵 재사용부터 마녀김밥 식중독 사태, 무 닦다 발 닦은 방배동 족발집까지 위생 불량 문제가 잇따랐다. 특히 외식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 속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으로 직격탄을 입었는데 소비자 신뢰까지 하락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올해 1월 서울의 한 매장에서 유효기간이 16시간 지난 햄버거 빵·또띠아 등을 버리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익신고자가 지난 3일 공개한 폐기물 재활용 영상은 지난해부터 1년 가까이 수십 차례 촬영했다.
다음날 쓸 재료를 준비하면서 남은 재료에 스티커를 덧붙이는 '스티커 갈이' 방식으로 재활용이 이뤄졌다. 맥도날드는 두 번이나 고개를 숙였다. 전국 400여 개 매장을 재점검하고, 식품 안전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밥 프랜차이즈 '청담동 마녀김밥'에서는 식중독 사태가 발생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지점 2곳을 이용, 식중독 관련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는 199명으로 늘었다. 두 지점에서 닷새 동안 팔린 김밥은 약 4200여 줄에 달하며, 이를 사 먹은 사람은 1000여명에 이르러 피해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보건당국은 집단 식중독 원인을 살모넬라균으로 추정했다. 지난달 부산의 한 밀면집에서 발생해 100명 넘게 입원한 집단 식중독도 살모넬라균이 원인이었다.
서울 방배동 '방배족발'은 온라인상에 비위생적인 무 세척 영상이 공개 돼 비판을 받았다. 영상 속 한 남성은 고무 대야에서 무를 손질하다가 발을 대야에 넣었다. 무를 씻던 수세미로 발을 닦았고, 같은 수세미로 다시 무를 손질했다. 서초구청으로부터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을 받은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업소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식품위생법 위반행위를 확인해 관할 관청에 행정처분을 의뢰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위생 논란이 끊이지 않자 '외식 주의보'가 내려졌다. 먹거리 불감증이 확산하면서 소비심리 위축 우려도 커지고 있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안해서 외식도 못하겠다" "중국인 줄 알았다" "이제 집밥만 먹고 배달음식도 끊어야겠다" 등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외식업계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거리두기 4단계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데, 식자재 위생 논란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A씨는 "김밥집 오픈한 지 3주차다. 오픈발인지 장사가 꽤 잘 됐다"며 "식중독 뉴스 터진 날부터 매출이 거의 반토막이 났다. 그나마 오는 분들도 불안해하면서 김밥을 사 간다. 동네에서 점점 맛있다고 소문나서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이런 사태가 터져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맘카페만 봐도 '김밥 안 사 먹는다'는 말뿐"이라며 "한 업체 때문에 다 피해를 보게 생겨서 너무 화가 난다. 언제쯤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김밥을 사 먹을까요"라고 반문했다.
B씨는 "지난주 수요일부터 매출이 40% 깎여 나갔다"면서 "위생에 엄청 신경쓰고 있는데 씁쓸하다. 휴가철인데다가 마녀김밥 위생 논란으로 한 동안 타격이 클 것 같다"며 걱정했다.
C씨는 "방배족발, 마녀김밥, 부산밀면 위생 논란으로 다른 자영업자까지 욕을 먹고 있다"며 "족발은 원가율이 55~60%로 마진이 안 좋다. 술 팔아야 그나마 남고, 배달해도 앱 수수료 등을 떼면 남는 게 별로 없다. 방배족발 사태 후 배달 주문도 줄고 가격 올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중국산 김치 비위생 논란에 이어 국내 업체 식자재 위생 불량이 잇따르면서 동종업계 피해가 적지 않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이 급감했는데 소비자 신뢰까지 잃을 위기에 처했다. 애꿎은 업체까지 피해 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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