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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버거 맛을 알아?" 입맛대로 크~게 한입 즐겨봐 [먹어주는 얼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2 18:45

수정 2021.09.02 18:45

"샤넬의 'No.5' 만큼 명품 햄버거란 뜻인가. '치즈 No.5'는 무슨 맛일까."

회사 근처 롯데리아 매장에 붙은 광고문구를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식음료 담당 기자에게 물었더니 "새로 나온 햄버거요. 먹어봤는데 괜찮더라구요. 꼭 한 번 시도해보세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호기심이 발동하면 참기가 힘들다. 햄버거는 혼자 먹어도 맛나지만 여럿이 함께 먹으면 맛이 두 배, 세 배가 된다. 새로 들어온 인턴기자들이 호기심 여행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동반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햄버거를 매장이 아닌, 파이낸셜뉴스 회의실에서 먹었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니들이 버거 맛을 알아?" 입맛대로 크~게 한입 즐겨봐 [먹어주는 얼굴]

■윤경현의 치즈 No.5, 치즈가 다섯가지? 느끼할 것 같은데… 어? 고소하네!

사실 느끼함 때문에 치즈버거를 선호하지 않는다. '치즈 No.5'(사진)는 고다, 에멘탈, 체다, 모짜렐라에 크림치즈까지 모두 5가지 치즈가 들어 있다고 인터넷 후기에서 본 기억이 난다. 패티에도 큐브 치즈가 박혀 있다니 걱정 반, 기대 반이다.

롯데리아의 버거답게 사이즈는 크지 않다. 하나로는 '절대' 배를 채우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치즈의 고소함에 부드러움이 앙상블을 이루면서 입 안으로 밀려온다.

햄버거 한 입, 콜라 한 모금을 반복하면서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정확하게 여섯 번의 '한 입 만'이 있었을 뿐이다. 양상추나 피클은 맛을 느낄 새도 없었다. 이럴 때는 하나를 더 먹어봐야 맛을 평가할 수 있다.

곧바로 하나를 더 열었다. 이번에는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한다. 정말로 패티에 노란색 치즈가 군데군데 박혀 있다. 치즈의 느끼함을 잡아줄 양상추나 피클이 더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두 번째 '치즈 No.5'도 기대 이상으로 맛나다. 치즈의 고소함이 느끼함과 짭짤함을 물리쳤다. 이 정도라면 치즈버거에 대한 선입견도 이겨낼 수 있으리라.

"니들이 버거 맛을 알아?" 입맛대로 크~게 한입 즐겨봐 [먹어주는 얼굴]

■김준석의 빅불버거 & 더블 핫 크리스피 버거, 불고기소스+마요네즈 ‘단짠’ 조합 두 배로 즐겨볼까

'빅불버거'(사진)는 기존 불고기 버거에 패티 한 장을 추가해 화력을 강화했다. 불고기 소스와 마요네즈의 '단짠단짠' 덕택에 먹는 내내 물리지 않는다. 불고기 소스의 단맛은 경쟁업체의 불고기버거와 비교해도 과하지 않다. 양상추와 피클이 끝맛을 개운하게 잡아준다. 패티는 익숙하다. '어디서 먹어봤을까' 하고 한참을 생각하다 군 복무 당시 '군데리아'의 패티가 떠올랐다. 퍽퍽한 패티가 아닌, 떡갈비 스타일의 패티로 군데리아의 상위호환 버전 느낌이 난다.

다음 주자는 '더블 핫 크리스피 버거'다. 매콤한 맛과 치킨의 결합은 '진리'라는 공식을 만든다. 먼저 크기부터 남다르다. 핫 크리스피 패티가 두 장 들어가 있어서 '한입에 먹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다. 한 입 베어 물면 닭가슴살로 만들어진 크리스피 패티의 폭신함과 매콤함, 그리고 치즈 소스와 토마토가 한데 어우러지면서 감칠맛이 샘솟는다.

맵기는 각종 매운 라면이나 떡볶이 같은 음식과 비교해도 전혀 '핫'하지 않다. 남녀노소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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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솔의 불고기 버거, 그냥 불고기 버거가 아니다… 주말마다 먹었던 추억의 맛

초등학생 시절 우리 가족은 토요일 점심이면 늘 햄버거를 먹으러 갔다. 십중팔구는 동네의 유일한 햄버거가게 롯데리아였지만 말이다. 그리고 또 십중팔구는 '불고기버거'(사진)를 찾았다.

불고기버거의 구성은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단촐하다. 햄버거빵과 불고기 패티, 양상추와 양파, 마요네즈와 불고기소스가 전부다. 그 중에서도 주인공은 단연 불고기소스다. '적당한 감칠맛'이 여기서 나온다. 나머지 재료들은, 심지어 패티마저도 소스를 받쳐주는 조연에 불과하다. 불고기소스는 가볍게 먹는 사람의 입맛을 당기고, 입 안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패스트푸드를 그닥 즐기지 않는 부모님을 사로잡은 비결이라는 생각이다.

지금도 부모님은 어쩌다 햄버거를 먹을라치면 먼저 불고기버거부터 찾는다. 나도 그 맛에 익숙해져 어른이 됐다. 세상에 햄버거가게가 롯데리아만 있는 것이 아님을 안 후에도 롯데리아의 불고기버거를 참 많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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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연의 핫 크리스피 버거 & 사각 새우 더블 버거, 더 두툼해진 치킨 패티… '한입 더 부르는 매콤한 맛

‘사각 새우 더블버거'의 포장을 열자 네모난 두 장의 새우 패티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한 입 베어 물자 ‘겉바속촉'의 속살이 모습을 드러냈다. 경쟁사의 새우버거가 통새우가 씹히는 식감이 특징이라면 롯데리아는 부드러운 맛을 강조한다. 패티의 첫 맛은 새우, 끝 맛은 어묵에 가깝다. 다양한 재료를 섞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대중적인 맛을 구현해냈다는 점에서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다.

다음은 또다른 '아는 맛'이다. '핫 크리스피 버거'(사진)는 크고 두툼한 치킨 패티 한 장이 빵 사이에 삐져나와 있다. '패티가 이렇게 컸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포털에서 핫 크리스피 버거를 검색해보니 누리꾼들도 패티가 이전보다 커졌다는 반응이다.

크게 한 입을 밀어 넣으니 예상보다 매콤하다. 다른 치킨 버거 속의 패티가 양념 처리가 되지 않은 치킨 본연의 맛이라면, 핫 크리스피 버거는 이름 값을 톡톡이 하는 ‘핫’한 패티를 품고 있다. 무작정 맵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한 입 더'를 부르는 '맛있는’ 매운맛이다. 내가 10년 넘게 이 버거를 찾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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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의 빅불버거 & 한우 불고기 버거, 한우의 묵직한 맛과 쫄깃한 빵이 입안을 감싸네~

"역시 롯데리아"라는 말이 터져 나온다. 롯데리아 특유의 달달하면서도 기름지지 않은, 그러면서도 감칠맛이 도는 패티는 언제나 진리다. ‘빅불버거’와 '한우 불고기 버거'(사진) 얘기다.

빅불은 불고기 버거의 정신을 계승한 녀석이다. 패티의 크기와 두께가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돼지고기가 섞여 감칠맛을 더한 패티는 자칫 둔탁하게 '쿵!' 떨어질 수 있는 끝맛을 부드럽게 잡아준다.

순 소고기로 만든 한우 불고기 버거는 경쟁업체나 다수의 수제 햄버거와는 사뭇 다르다. 찬찬히 한 입 베어 물면 소고기 특유의 부숭부숭함이 올라온다. 소고기 특유의 묵직함이 입 안을 감싼다.

소스가 핵심이다. 칠리소스가 섞인 불고기 양념이 소고기가 가진 둔탁한 끝맛과 느끼함을 확실하게 잡아준다. 여기에 달걀이 들어간 듯한 빵의 쫄깃한 식감이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니들이 버거 맛을 알아?" 입맛대로 크~게 한입 즐겨봐 [먹어주는 얼굴]

■김준혁의 새우버거 & 사각 새우 더블 버거, 새우 패티가 두 장… 새우버거 마니아라면 못 참지!

개인적으로 버거하면 '새우버거'를 첫손가락에 꼽는다. '롯데리아=새우버거'라는'버거 철학'이 있을 정도다. 포장지는 바뀌었지만, 내용물과 모양은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참깨가 박힌 빵, 해시브라운을 닮은 패티, 양상추와 정체 모를 주황색 소스의 조합이다.

맛의 포인트는 무엇보다 패티와 소스에 있다. 롯데리아 새우버거의 패티는 고기도 아니고, 해시브라운도 아니다. 그 둘의 중간 어딘가쯤에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더 끌리는 지도 모르겠다. 새우로 꽉 찬 것도 아니다. 가끔 씹히는 작은 새우 건더기가 선물처럼 다가온다.

다음은 ‘사각새우 더블버거'(사진)다. 소스는 새우버거의 그것보다 살짝 더 새콤하다. 그 밖에 내용물은 별다른 차이점이 없다. 결정적으로 양이 새우버거의 두 배다.
버거의 이름처럼 포만감도 '더블'이다. 새우버거의 가장 아쉬운 점이 양이다.
사각새우 더블버거는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해 준다.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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