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행정·지자체

‘가족 리스크’ 막기 급급한 대선후보… 피로감 쌓이는 유권자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자식문제 상응하는 책임"
윤석열 "가짜주장 잘 판단해달라"
반복되는 사과에 정책은 관심밖
중도층 투표 포기 부추길 우려도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엄수된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오른쪽)·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서로 눈길을 돌린 채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의 추모사를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엄수된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오른쪽)·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서로 눈길을 돌린 채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의 추모사를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야가 유력 대선후보들의 '가족 리스크' 문제로 곤혹을 치르면서 연일 효과적인 리스크 대응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여야가 상대 후보측 의혹제기에 대해선 적극 해명하는 한편 상대 후보를 정조준한 공세도 병행하면서 네거티브 대선에 대한 대국민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李·尹, 가족 리스크 해명 반복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한주 내내 공세와 반박을 주고 받은데 이어 이날 후보가 직접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열린 윤봉길 의사 서거 89주기 추모식에 나란히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가족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장남 이동호씨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 "자식을 둔 죄인이니까 필요한 검증은 충분히 하시고 문제가 있는 점들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장남의 예금이 소득없이 2년간 5000만원이 늘어 '예금 증여' 관련 비판이 나온데 대해선 "관보에 다 나와 있다"며 말을 아꼈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에 대해 전날 '합법적 증여'라며 해명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장남에 5000만 원을 증여했고, 관련 사실을 세무당국에도 신고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직계존속의 경우 5000만 원까지 증여재산에 대해 공제를 받을 수 있어 증여세는 납부하지 않았다.

지난 17일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논란에 전격 사과한 윤 후보는 민주당의 일부 의혹제기에 '가짜뉴스'란 주장을 꺼내들었다. 윤 후보는 이날 "제 처의 미흡한 부분에 대해 국민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17일에) 사과를 올렸다"면서도 "민주당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가짜도 많지 않지 않느냐. 그런 부분은 잘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선대위가 당시 뉴욕대에는 MBA 과정을 밟고 있는 재학생이 아닌 외부인에게 제공되는 한 달 과정의 프로그램도 없었다며 '학력 허위'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한 반박이다.

최지현 국민의힘 수석부대변인은 "김 씨는 서울대 GLA(Global Leader Association) 2기(2006년 5월~2006년 12월) 과정을 다닌 적이 있고, 그 과정 중에 뉴욕대 연수가 포함돼 있었다. 수료증도 발급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씨와 비슷한 시기 서울대 GLA를 이수한 한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뉴욕대 연수과정은 실제로 존재했지만 이력으로 내세울만한 내용은 아니라는 취지의 제보를 해왔다.

이 관계자는 "실제 1주일간 뉴욕대 연수 과정이 있고 수료증이 나온다. 김씨의 말이 거짓말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여행과도 같은 형식의 과정이라 이력에 쓴다는 것 자체가 우습다고 볼 수는 있다"고 주장했다.

■'사과 대선' 피로감 가중

거대양당 대선 후보가 모두 대국민 사과를 내놓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미래 비전과 정책은 사라진 '사과 대선'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거대양당 내부에서도 각자 자신이 속한 당 대선후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사과가 반복되는 현상은 매우 불행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중대기로의 한 주를 맞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제3지대에서도 정면돌파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현 대선시국에 대한 긴급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후보 합동 검증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안 후보는 "선거기간 내내 의혹 제기와 상호 비방으로 대통령 후보와 그 가족들의 의혹이 산을 덮고 하늘을 가리는 상황에서 누가 당선된들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현출 건국대학교 교수는 "민생을 위한 정책대결보다, 서로를 겨냥한 폭로전이 가열되면서 사과 정국에 대한 피로도가 가중되는 상황"이라며 "자칫 중도층의 선거 무관심을 자초할 수있다"고 우려했다.

[email protected] 전민경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