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호, 文정부 '평화프로세스' 지우기 예고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내달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지우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 후보자인 박진 후보자가 18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한계를 드러냈다"며 대북정책의 변화 필요성을 주장하면서다.
박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화정책만으론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을 막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올해 연이은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해 "한반도 안보와 평화·안정에 역행하는 길"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북한에 '상식이 통하는 균형 있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압박'과 '설득'으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을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복귀하도록 하는 데 '당근'뿐만 아니라 '채찍'도 과감히 사용하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즉, 북한이 대화로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겠단 것이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시절 '한미동맹 복원·강화' '힘에 의한 평화' 등을 강조하며 현 정부에서 3차례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을 "정치적 쇼"로 표현한 적이 있다. 박 후보자의 이날 발언 또한 윤 당선인의 이 같은 인식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에서 외교부는 Δ미국 등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목표로 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강화하고 Δ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대북 억지력을 확대하는 데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후보자가 이달 초 윤 당선인의 한미정책협의대표단장으로서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한미 외교·국방당국 간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문제를 협의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미 양국 정부는 2016년 12월 첫 EDSCG 개최 뒤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 당시 EDSCG 정례화에 합의하고 이듬해 1월 2차 회의까지 열었지만, 2018년 2월 북한의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뒤 '비핵화'를 화두로 북한과의 정상외교가 이어지면서 더 이상 열리지 못했다.
이는 북한이 EDSCG를 두고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더 악화시키고 핵전쟁 위험을 가증시키는 엄중한 도발"(외무성 대변인)이라며 강력 반발했기 때문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박 후보자는 EDSCG와 관련해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는 한반도 안보를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며 이를 위한 한미 간의 강력한 공조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자는 통일부 장관에 지명된 권영세 후보자와 함께 "북한의 안보위협을 빨리 해소하고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로 움직일 수 있도록 최대한의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겠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의 이 같은 전략이 지금의 북한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올 들어 벌써 10차례 넘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한데다 지난달 24일 ICBM 시험발사 재개를 이유로 미 정부 주도로 안보리 차원의 추가 대북제재 결의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이달 16일 단거리탄도미사일(신형전술유도무기)을 또 쐈다.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비핵화 관련 '선제적' 조치로 폐쇄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선 추가 핵실험 준비를 위한 지하갱도 복구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반도 정세가 북한의 도발이 일상화됐던 2017년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모습"이라고 진단하면서 "새 정부가 대북 접근법을 바꾸더라도 북한의 도발을 멈출 만한 묘수가 없다. 미국도 사실상 북한의 무력시위를 멈출 수단을 갖추지 못하고 있단 게 제일 큰 문제"라고 말했다.
미 정부가 안보리 차원의 추가 대북제재 결의 채택을 추진하더라도 북한의 주요 우방국이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러시아 가운데 1곳이라도 '거부권'을 행사해버리면 제재 결의가 성립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중국·러시아의 경우 북한과 마찬가지로 "한반도 정세가 악화된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대북제재 해제 또는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