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尹정부 최우선 과제는 물가 잡기…'경제원팀'으로 최적 조합 일굴까

뉴스1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뉴스1 DB © News1 민경석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뉴스1 DB © News1 민경석 기자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뉴스1 DB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뉴스1 DB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편집자주]한국 경제가 고물가 고금리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채 끝나기도 전에 터진 우크라이나 사태마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등 메가톤급 악재가 잇따라 터지고 있는 탓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0년3개월 만에 4%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당분간 물가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는 치솟은 유가와 원자잿값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다.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가계의 실질소득을 낮추고, 제품가격 상승은 수출 경쟁력 약화로까지 이어져 한국 경제의 근간을 흔든다. 이에 <뉴스1>은 고물가와 금리 상승기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을 진단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과제를 기획 시리즈로 다룬다

(세종=뉴스1) 권혁준 기자 = 5월 출범을 앞두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최우선 경제현안은 '물가'다. 물가를 잡지 않으면 경제 전반 정책이 어그러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대외 변수로 인해 국제 유가와 원자잿값이 치솟으면서 국내 물가 상승률은 10년 만에 4%대까지 치솟았고, 물가 상승의 부담으로 인해 민간 소비는 위축되면서 고용도 침체되고, 경제성장률은 3%를 밑돌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경기 침체 속 물가가 크게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눈앞으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재정정책과 거시정책의 적절한 정책 조화가 필수적이다. 통화 정책을 통해 유동성을 회수하는 한편, 거시정책도 물가 자극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기민함이 요구된다. 새 정부의 첫 경제수장인 기획재정부 장관과 통화정책 수장인 한국은행 총재가 '원팀'으로 팀워크를 발휘해야 하는 이유다.

19일 관계부처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에 따르면 오는 5월10일 취임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물가 고공행진과 금리인상에 따른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5일 "첫째도, 둘째도 민생"이라며 "물가 상승 장기화에 대비해 물가안정을 포함해 경제 체질개선을 위한 종합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인수위는 한국은행과 간담회를 개최해 경기 회복과 물가 안정을 위한 최적의 정책조합(policy mix)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물가는 무섭게 치솟고 있다. 지난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2.5%였지만 같은해 11월부터 5개월 연속 3%대 상승을 기록했고, 3월엔 4.1% 상승으로 10년여 만에 4%대 상승이 현실화됐다.

문제는 이같은 상승세가 3월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아직까지 공공요금 인상과 임금 인플레이션 등이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실제 공공요금 인상은 전기·가스요금 등에서 이미 징후가 나타나고 있고, 일상회복이 본격화하면서 고용시장의 공급 차질이 생기면 임금도 오를 수밖에 없다.

주요 기관들의 경제전망도 부정적이다. 국내 최대 민간 경제 연구기관인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7일 발표한 '2022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물가상승률이 전년 대비 3.9%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이달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3.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연구원은 상반기 상승률이 4.2%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1~3월까지 누적 상승률이 3.8%라는 점을 감안하면 4~6월 상승폭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출범을 앞두고 있는 윤석열 정부는 당장 큰 과제를 마주하게 됐다. 다만 공급 측 요인이 물가 상승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선 정부가 실질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2년간 코로나로 인해 여러차례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 등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 공급이 크게 늘었다"면서 "결국 정부가 당장 할 수 있는 조치는 금리인상을 통한 유동성 회수 조치이고, 유류세 추가 인하와 공공요금 동결 등의 민생 지원사업 정도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도 "새 정부가 출범하면 아무래도 물가 안정이 가장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라면서 "대외적 요인이 크기 때문에 한계는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등을 억누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차례에 걸쳐 금리 인상을 단행해왔다. 지난 14일엔 총리가 부재인 상황에서도 0.25%p를 추가 인상했고, 코로나 시국에서 0.5%까지 인하됐던 기준금리는 1.5%가 돼 코로나 직전(1.25%)보다도 높아졌다.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통화당국인 한은과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의 소통은 중요하다. 통화당국에서 기준금리를 올려 유동성 회수 조치를 취하더라도, 기재부가 추경 등을 통해 확대재정 기조를 이어간다면 금리 인상의 효과가 반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윤 당선인은 대선 공약 중 하나로 50조원 규모의 추경을 약속한 상황이다. 50조원에 달하는 재원 조달도 문제가 되지만 2차 추경이 현실화될 경우 물가 상승 압력도 높아진다는 문제가 있다.

다만 코로나로 인해 위축됐던 내수 경기를 활성화하고, 방역 조치로 인해 피해를 본 계층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기에 추경 편성 또한 불가피하다는 측면도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는 이같은 부분을 꼼꼼히 고려해 추경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추 후보자는 "거시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손실보상과 민생 안정 대책 등을 위한 추경을 편성하겠다"면서도 "물가 안정을 위해선 재정을 긴축적으로 가져가는 게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도 "현재 추진되는 추경은 정부 방역조치로 불가피하게 피해를 입은 계층을 선별 지원한다는 점에서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만일 거시경제 상황에 큰 영향이 나타날 경우 통화정책을 통해 완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추경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윤 후보자의 당초 공약과 같은 대규모보다는 선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또한 물가 상승 등 경제 상황들을 고려해 추가적인 금리인상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태윤 교수는 "경기 침체와 높은 물가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만 강조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최적의 조합을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재정과 통화가 정교하게 조화를 이루고 역할분담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준경 교수도 "부처가 다르더라도 결국 '경제'라는 큰 틀에서 '원팀'이 돼야한다"면서 "거시정책과 통화정책의 적절한 조화는 쉽지만은 않지만 물가 문제가 예사롭지 않은만큼 내부적으로 잘 조율해서 헤쳐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 정부의 정권 초기 첫 시험대가 될 물가 안정은 결국 신임 경제부총리와 한은 총재의 적극적인 공조가 필수적이라는 조언이다. 추 후보자도 "한은 총재와 부총리가 만나는 것이 더는 뉴스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자주 만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