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폭풍 커지는 '둔촌주공' 사태, 서울시 중재로 실마리 찾을까
기사내용 요약
중재 나선 서울시 "양측 요청 사안 적극 지원하는 중"
금융사들 '만기 전 회수' 검토 등 사태 일파만파 확산
건설노동자들도 아우성 "공사중단으로 생존권 위협"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국내 최대 정비사업으로 꼽히는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가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으로 멈춘 가운데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조합이 계약해지에 나설 경우 사태가 장기화되고, 이에 따른 후폭풍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시 중재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중단에 따른 사태 장기화를 막기 위해 서울시가 중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인 중재회의 형태는 아니지만 물밑에서 이뤄지는 협상에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형태로 중재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과 시공사업단 양측이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요청을 하는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중"이라며 "양측 입장 차이가 커서 쉬운 과정은 아니지만 양측도 계속 이 상황이 지속되면 피해가 커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해결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며칠 내에 해결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공사중단 상태가 계속 이어지면 모두 손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만큼 어떤 돌파구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조합 측과 갈등을 빚으면서 지난 15일부터 공사를 중단했다.
이에 조합 측은 '계약해지'라는 초강수 카드로 맞불을 놓으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중이다. 조합이 실제 계약 해지에 나설 경우 각종 소송전으로 이어져 공사중단 사태의 장기화가 불가피해진다.
조합은 공사 중단이 10일 이상 이어지면 별도로 총회를 열어 계약 해지에 나선다는 방침인데 총회는 14일 이상 공고기간을 거쳐 빠르면 다음달 9일부터 열 수 있게 된다.
실제 계약해지에 따른 공사중단 사태가 장기화되면 조합과 시행사업단 양측 모두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우선 내년 8월로 예정돼 있는 입주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6000여명에 달하는 조합원들은 날벼락을 맞게 됐다. 입주 일정이 예정보다 미뤄지면 전·월세살이 기간도 길어지게 되고 이주비 상환이나 이자납부 등의 경제적 부담도 커진다.
실제 둔촌주공 조합원이라고 밝힌 A씨는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게시판에 "떠돌이 생활을 마치고 예정대로 내년에 따뜻한 집으로 입주하고 싶다"며 "시공단이 진정으로 협상에 임하도록 도와 달라"고 적었다.
조합이 대주단(대출 금융사 단체)과 맺은 대출 계약 금액은 총 2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른 연간 이자 부담이 800억원 가량인데 사업이 지연될수록 조합이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밖에 없다.
특히 대주단은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갈등 탓에 대출금을 떼일 위험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라 이달 말 회의를 열어 '만기 전 회수'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대주단이 시공단의 연대보증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계약을 파기하고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대출금을 회수하는 기한이익상실(EOD)에 돌입할 경우 조합은 피해를 입게 된다. EOD에 돌입하지 않는다 해도 금융권이 조합원 대출의 부실을 우려해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
시공사업단 역시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막대한 지체 보상금의 부담과 함께 지금까지 투입된 공사비 1조7000억원의 금융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또한 공사중단으로 인해 재건축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돼 생계 위협에 직면했다. 시공사업단에 따르면 둔촌주공 공사 관련 현장 노동자는 3000여명에 달한다.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노동자들은 지난 18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갈등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현장 건설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해고돼 생존권 위기에 내몰렸다"며 빠른 해결을 촉구했다.
또 둔촌주공 사태 장기화는 올해 서울 분양 물량 감소로 이어져 안 그래도 공급이 부족한 서울 주택시장 안정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의 공급물량 1만2032가구는 올해 서울 전체 공급예정물량의 4분의 1에 달한다.
공사가 멈춘 지 닷새가 흘렀지만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입장이 달라진 건 없다. 시공사업단은 공사비 증액 계약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이를 안건에 포함시켜야 협상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나 조합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양측 모두 대화 재개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조합 관계자는 "협상을 계속할 수 있고, 대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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