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연애가 돈 된다"…연예인 제친 '연애 예능' 전성시대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바야흐로 타인의 연애가 돈이 되는 시대다. 90년대 MBC '사랑의 스튜디오'에서 시작한 연애 예능 콘텐츠는 2010년대 SBS의 '짝'을 거쳐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몇백억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대작 콘텐츠 사이에서 연애 예능은 '가성비' 좋은 상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
30일 티빙에 따르면 자체 오리지널 연애 예능 '환승연애2'가 첫 방송 이후 7주 연속 유료 가입 기여자 수 1위를 기록했다. 티빙에 처음 가입한 이용자들이 첫번째로 감상한 콘텐츠 1순위가 7주 내내 '환승연애2'였다는 의미다.
지난해 6월 첫선을 보인 '환승연애'는 같은 해 3분기에 티빙 이용률 급상승의 1등 공신으로 꼽히며 곧바로 시즌 2 제작이 확정됐다. '제58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예능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주요 시상식에도 이름을 올리며 티빙이 자체 지식재산권(IP)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에 기여한 '효자 콘텐츠' 중 하나로 꼽혔다.
또 다른 연애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SOLO)'는 KT의 미디어·콘텐츠 계열사 스카이tv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그 화제성을 입증했다. 방송 콘텐츠 화제성 분석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는 솔로'는 지난 8월 2주 차부터 2주 연속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 자리에 올랐다.
스카이tv 측은 "'나는 솔로'의 경우 시즌제가 아닌 정규 편성 프로그램으로 매회 기대 이상의 시청률과 화제성을 담보하는 프로그램이기에 ENA채널의 오리지널 예능으로서의 의미가 크다"며 "지난해 넷플릭스 등 주요 OTT를 통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도 유독 연애 예능이 각광 받는 이유는 '대리만족'과 '리얼리티성' 때문이다.
평소 각종 연애 예능을 즐겨본다는 직장인 강모씨(25)는 "막상 내 연애는 귀찮지만 남의 연애를 관찰하는 건 재밌어서 본다"며 "어느 정도 대리만족하면서 동시에 '불난 집에 불구경하는 느낌'으로 본다"고 밝혔다.
연애 예능이라는 콘텐츠의 형식 자체는 새롭지 않지만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출연한다는 점도 차별점으로 꼽힌다.
강씨는 "옛날에 '우결'(MBC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은 연예인들이 나와서 가짜 같았는데 일반인 연애 예능은 출연진의 직업군도 다양하고 진짜 같아서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씨(25)는 "'하트시그널' 같은 프로그램 출연진은 뜨려고 나온 사람들인 것 같았고 외모나 직업도 거리감이 느껴져서 안 봤다"며 "'환승연애'는 헤어진 연인이 함께 출연한다는 설정 자체가 신선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콘텐츠 제작사들도 연애 예능 제작에 앞다퉈 뛰어들었다. OTT의 성장으로 유통 채널이 확대되면서 이를 공급할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반인이 출연하는 연애 예능은 가성비가 좋은 콘텐츠로 꼽힌다.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진출로 평균 콘텐츠 제작비가 커진 상황에서 연애 예능은 단기간에 적은 비용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품이다.
스카이tv 측은 "현재 '나는 솔로'의 IP를 활용한 세계관을 지속 확장 중"이라며 "올해는 ENA채널에 론칭한 '나는 솔로'의 정식 스핀오프 프로그램 '나솔사계'로 그 세계관을 확장하는 것에 중점을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기본적으로 연애 예능에 대한 수요가 있었는데 지금까지는 그 수요를 받아줄 수 있는 플랫폼이 방송사에 한정돼 있었다"며 "이제 플랫폼들이 다양해지다 보니까 그만큼 다양한 연애 예능 콘텐츠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방송사 및 OTT가 공개한 연애 예능은 20개가 넘는다. 골프나 서핑 등 스포츠와 접목한 연애 예능 '홀인러브', '썸핑'은 물론 성소수자가 출연하는 '남의 연애'와 '메리퀴어' 등 다양한 시도도 있었다.
다만 비슷한 양식의 연애 예능 콘텐츠가 쏟아지면서 일각에서는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때문에 연애 예능이 언제까지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정 평론가는 "리얼리티쇼가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연애'라는 소재는 바뀔 가능성이 높다"며 "색다른 시도들이 나오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연애 예능이 계속 성장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