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노인 연령 기준 상향
"정신이 냉소의 눈에 덮이고/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스무 살이라도 노인이 되네/그러나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여든 살이어도 늘 청춘이네." 사무엘 울만이 78세 때 쓴 명시 '청춘'의 일부다. 시인답게 나이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노소를 가르는 기준으로 제시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노인 연령기준을 점진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태석 연구위원이 6일 발간한 KDI 보고서를 통해서다. 현행 65세에서 10년마다 1세씩 늘려 국민연금·기초연금 지출과 각종 복지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다. 즉 "노인 연령을 현재와 같이 유지하면 2054년 이후 한국의 노인 부양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아진다"며 그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웃 일본은 먼저 노인 연령기준 상향 움직임을 보였다. '아이는 줄고 노인은 늘어난다'는 뜻인 '소시고레이카(少子高齡化)' 현상이 만연하자 2018년부터 '만 65세 이상' 기준에 융통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고령사회대책 대강'을 고쳐 "65세 이상을 일률적으로 고령자로 보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명기하면서다. 이후 의회는 70세까지 고용을 '권장'하는 입법과 함께 연금 개시연령을 늦추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한국은 법률로 노인 연령기준을 못 박지는 않고 있다. 국민연금은 현재 62세 때부터 지급한다. 노인복지법은 65세 이상에게 교통수단 이용 시 무료·할인 혜택을 준다.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지공족'이란 조어가 생긴 배경이다. 이로 인한 적자는 정부와 지자체, 지하철공사가 메워야 한다. 어느 나라보다 빠른 저출산·고령화 추세로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줄어드는 마당에 갈수록 재정부담은 커지게 된다.
한국도 복지재정 고갈을 막고 저출산발 생산공백을 메우려면 노인 연령기준 상향이 불가피하다. 다만 노인 빈곤율이 OECD 중 1위라니 문제다. 연금 수급연령을 65세보다 높이려면 일본처럼 정년도 연장하는 보완책이 필요해 보인다.
[email protected] 구본영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