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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레고랜드 사태, 당국 대응 미흡"…카카오 '먹통' 사태도 도마 위(종합)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각각 답변하고 있다. 2022.10.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각각 답변하고 있다. 2022.10.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국종환 강은성 한유주 황두현 한병찬 기자 = 강원도 레고랜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 대응을 두고 여야 의원들이 정부의 대응을 꼬집고 나섰다. 안이안 초기 대응으로 자금시장이 패닉에 빠지자 뒤늦게 '50조원+α' 대책을 내놓는 등 '뒷북 대응'에 나섰다는 것인데,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대응이 미흡했다"고 시인했다.

카카오 먹통 사태도 종합 국정감사의 주요 현안이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등 카카오 금융 계열사의 전산 장애 대응책이 미비했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종합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감사는 오전 10시에 개의될 예정이었지만,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반발한 민주당이 긴급 의원총회를 열면서 오후로 연기됐다.

◇ 김주현 "레고랜드 사태, 대응 늦었다는 비판 받아들여…디폴트 사전 협의 없었다"

이날 국감의 최대 현안은 강원도 레고랜드 PF ABCP 부도 사태였다. 지난달 강원도는 레고랜드 사업을 맡은 강원중도개발공사(중도개발공사)가 발행한 2050억원 규모의 ABCP에 대해 상환 불가 입장을 밝혔다. 강원도는 중도개발공사의 지급 보증을 섰다.

레고랜드 ABCP 부도로 불안 심리가 시장에 퍼지면서 채권 금리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회사채 3년물(AA-) 금리는 9월 1일 연 4.747%에서 지난 21일 5.736%로 올랐다. 같은 기간 기업어음(CP)은 3.08%에서 4.37%로 급등했다. 자금 조달이 막힌 기업들이 은행으로 몰리자, 은행도 은행채를 다량으로 찍어내 시장의 자금을 쓸어가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부동산 개발 사업에 돈을 댔던 증권사들이 연쇄 부도를 맞을 것이라는 공포감까지 확산되고 있다. 주요국의 긴축으로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레고랜드 ABCP 사태가 기름을 부은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일 채권시장안정펀드의 여유재원 1조 6000억원을 활용해 채권을 매입하고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정상화를 6개월 유예해 은행채 발행을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의 대책에도 불안 심리가 사그라들지 않자, 정부는 지난 23일 20조원 규모의 채안펀드 조성 등 50조원 이상의 자금을 채권시장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금융당국이 '때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례없이 금리가 올랐다면 유례없이 신경을 써야 하는데 안일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은 "어제(23일) 발표한 내용으로는 약발이 안 먹힌다는 느낌"이라며 "앞으로는 지금처럼 손을 놓고 있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이날 금융당국의 대응이 안이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최근 자금시장 경색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대응이 부실하고 늦었다는 비판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9월말 논란이 됐을 때 회사채 매입 한도를 늘리면서 어느정도 진정되길 바랐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한 번에 안 하고 나눠서 하게 된 모습인데, 불편하게 느끼셨다면 미숙했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전날 발표된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20조원 규모의 채안펀드를 새롭게 조성하고, 83개 금융회사를 상대로 추가 펀드자금요청(캐피털콜) 절차를 다음달 초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한국은행도 시중은행에 대출할 때 담보로 삼는 적격담보증권에 '은행채'를 포함시켜 캐피털콜을 위한 추가 은행채 발행을 억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이 운영하는 회사채와 CP 매입 프로그램의 매입한도도 기존 8조원에서 16조원으로 2배로 확대한다.

이날 국감에선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책임론을 두고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적으로 이어졌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동산 PF 위기가 최근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방아쇠를 격발시켜서 채권 시장이 붕괴ㄷ할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단기간에 금리와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정부도 대비를 했어야 하겠지만, 김진태 지사가 지급보증을 연장했다면 이 문제가 급격히 커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강원도의 레고랜드 ABCP 디폴트 선언을 두고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진태 지사의 9월 28일 디폴틀 발표를 사전에 몰랐는가"라는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강원도에서 그런 상황이 일어날지 잘 몰랐다"며 "저희(금융당국)와 협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김 도지사의 책임론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그는 "강원도에서 있었던 사건이 (시장의) 불안 심리를 악화시켰다는 것에 대해선 100% 동의한다"면서도 "지금의 상황이 그것(레고랜드 ABCP 디폴트) 때문에 나타났다고만 하기엔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의 대응이) 부족하고 미흡했다는 비판을 제가 수용하는 게 맞다"고 답했다.

◇ 이복현 "카카오 금융계열사 대응 미비"…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적절한 피해 보상"

카카오 '먹통' 사태도 주요 현안이었다. 지난 15일 경기도 판교 SK C&C 센터 화재로 입주해있던 카카오 데이터센터도 영향을 받으면서 카카오 관련 서비스가 모두 멈췄다. 이중 카카오의 금융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에서도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등 금융계열사의 전산 장애 대비책이 미비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카카오페이의 (서버) 이중화가 미비하다고 볼 여지가 크다"며 "카카오뱅크 역시 대출이나 이체 기능에 지장이 생긴 것은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카카오 측의 전자금융사고 보고가 늦었다는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전자금융사고가 나면 규정상으로는 지체 없이 보고하되 지체없이라는 부분이 자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어 하부규정에 1영업일 이내라고 둔 것"이라며 "이번에 더 빨리 신고를 했어야 하는데 규정을 우회해서 더 늦게 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카카오 등 전자금융업자에 대한 전자금융사고 피해보상 한도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체적인 피해보상 준비금 여지가 없는지 회계규정을 보고, 자발적으로 안 된다면 금융위와 협의해서 전자금융업자에 대한 최소한도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역시 적절한 보상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한 신 대표는 "현재 모든 채널을 열어 놓고 관련 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며 "각각에 대해 사례를 분석한 후 적절한 피해 보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입증 책임을 이용자가 아닌 사측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 삼바 '출입기자 문자 통보' 외감법 위반 놓고 금융당국 수장 '공개 충돌'

이날 국감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위반 여부를 두고 두 금융당국 수장이 공개적으로 충돌하는 모습도 나왔다.

지난 2018년 5월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 관련 출입기자 안내사항'이라는 문자를 통해 출입기자에게 사전통지서를 회사 및 감사인에게 통보한 사실을 알린 바 있다. 이후 금융감독원과 금융감독원은 공동 참고자료를 내기도 했다.

감사원은 최근 금융위에 이 사안을 두고 외감법 위반 여부에 대해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도 '비밀유지 위반'이라는 취지의 답변서를 보냈다.

이날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이 통보할 당시 아무런 지적을 안 했다"며 "공동으로 보도자료까지 내놓고 왜 이제와서 이러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답변서는 금융위원회의 공식 입장이며, 지금 감사가 진행 중이라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반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당시 금감원의 문자메시지가 외감법 위반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원장은 "저는 위법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뒤집히지 않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법원에 가야겠지만, 누가 시비를 삼는다고 해도 절대 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