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카타르 2022]빗줄기에 굴하지 않은 붉은악마…가나전 아쉬운 패배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29 01:15

수정 2022.11.29 08:56

우천 속 이뤄진 거리응원전, 질서 유지 통한 안전 확보 주력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 대 가나의 경기를 관람하며 10~50mm로 내리는 빗줄기를 뚤고 시민들이 모여있다./사진=김동규 기자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 대 가나의 경기를 관람하며 10~50mm로 내리는 빗줄기를 뚤고 시민들이 모여있다./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비가 맞더라도 같이 모여 응원하는 맛을 놓칠 수는 없죠"
28일 오후 8시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대학생 이모씨(20대)는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붉은악마 목도리를 두르며 같이 온 친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는 "비록 비가 오고 있지만 사람들과 함께 응원을 하는 것이 재미있어 거리응원에 참석하게 됐다"며 "대한민국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 16강에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간당 10~50mm로 내리는 빗줄기를 뚫고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유니폼과 붉은악마 장신구 등을 착용한 시민들이 광화문 앞을 가득 매웠다.
영상 13도의 쌀쌀한 늦가을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뜨거운 열기를 내뿜으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 대 가나의 경기를 관람하며 10~50mm로 내리는 빗줄기를 뚤고 시민들이 모여있다/사진=김동규 기자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 대 가나의 경기를 관람하며 10~50mm로 내리는 빗줄기를 뚤고 시민들이 모여있다/사진=김동규 기자
■대한민국 승리를 위해서
이날 오후 10시부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 대 가나의 경기가 열렸다. 광화문 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대한민국의 승리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토스트를 먹으며 허기를 달래던 최모씨 부부는 "대한민국의 승리를 기원하며 이 자리에 왔다"며 "나의 응원을 통해 대한민국이 승리를 할 수 있다면 아까 짓 비가 대수겠냐"고 밝혔다.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에서 응원하러 온 시민들도 있었다. 대전에서 부모님의 차를 타도 올라왔다고 하는 장모군(13)은 "손흥민이 1골 정도 넣고 2 대 0으로 이겼으면 좋겠다"며 "비가 내리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신난다"고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이날 경기 시작은 오후 10시였지만 앞서 오후 8시부터 사전 공연이 열렸다. 가수 강원래 등이 월드컵 응원가를 부르며 관중들의 흥을 돋웠다. 일부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와 손을 흔들며 흥겨움을 만끽했다.

시민들은 경기가 시작되고 선수들이 등장하자 "와"하는 함성을 쏟아냈다. 국가대표팀 주장인 손흥민 선수가 등장하자 손에 든 태극기를 흔들며 선수의 이름을 연거푸 외치는 시민도 있었다.

전반 24분 살리수 선수의 선제골이 대한민국의 골 망을 흔들자 현장의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여기 저기서 탄성을 흘러나왔다. "안타깝다"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이윽고 서로가 서로를 괜찮다는 식으로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이 보였다.

안전 대책 과하더라도 확실히 준비해야
행사 주관단체와 경찰 모두 시민의 안전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경찰청은 이날 광화문 광장 거리응원에 3만명이 운집할 것을 예상하고 안전 대책을 세웠다. 기동대 12부대 720명을 비록해 총 890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행사 주관단체인 붉은악마는 이날 행사를 위해 안전요원 341명을 투입했다. 기상예보를 통해 비가 올 것이 자명했지만 조별예선 1차전 우르과이전때와 똑같은 수준으로 준비했다.

김창섭 붉은악마 운영지원팀장은 "궂은 날씨로 인해 시민이 조별예선 1차전 때보다는 많이 모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행사를 진행하는 데) 부족하지 않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붉은악마 안전요원들은 통행 흐름을 확보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안내요원들은 "통행로에서 서 있으시면 자칫 뒷사람이 넘어질 수 있습니다"와 "횡단도보를 건너실 것이면 빨리빨리 지나가세요"를 연거푸 외쳤다.

자정께 경기는 3 대 2로 대한민국이 패배한 채 마무리됐다.
시민들은 쓰레기를 치우고 자리를 뜨며 아쉬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으나,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에게 환호를 보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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