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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살림 적자만 110조원인데…올해도 '재정준칙' 무산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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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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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서미선 기자 = 주요 국제기구들도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해 채택을 권고하고 있는 재정준칙이 내년도 예산안과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여야 대립에 밀리며 연내 법제화는 어려울 전망이다.

나라살림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의 적자 규모가 올해 100조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고, 국가채무는 1000조원을 이미 넘긴 상황에서 재정준칙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9월 나라살림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일정수준을 넘지 못하게 관리하는 규범인 재정준칙 도입방안을 확정하고 법제화하려 했으나 아직 해당 법안은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도 통과하지 못했다.

내년도 예산안과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지속되면서 담당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에서도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탓이다.

재정준칙의 법적 근거를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논의할 기재위 경제재정소위원회는 연내 일정도 잡혀 있지 않다.

정부는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을 국내총생산(GDP) 3%이내로 관리하고, 국가채무가 GDP대비 60%를 넘어서면 GDP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2%이내로 축소하는 내용을 재정준칙에 담았다.

재정준칙의 법적 근거는 기존의 시행령보다 격상된 법률에 담아 준칙 시행 구속력을 높이고, 해당 개정안이 통과하면 시행할 방침이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됐다면 유예기간 없이 다음 본예산인 2024년 예산안부터 적용할 계획이었다.

올해 말 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1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올해 처음 1000조원을 돌파한 중앙정부 채무는 10월 말 기준 1038조2000억원으로 점점 불어나는 등 급속도로 나빠진 재정건정성 상황과 맞닿아 있다.

재정준칙 필요성에 대해선 주요 국제기구들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는 지난 16일 "효과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재정준칙을 통해 재정건전성 제고 노력을 해야 한다"며 "고령화로 인한 장기적 재정위험은 포괄적 접근을 통해 선제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새 정부의 재정준칙 도입 계획을 긍정 평가했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재정건전화 노력을 강조하며 급격한 고령화 등에 대비해 국회가 재정준칙을 채택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선 이달 초 "물가상승 및 국가채무 확대 속도, 경제기반 약화에 대한 시장 우려를 고려한다면 재정여력 확보 및 재정준칙 준수를 위한 긴축적 재정운용 유지가 요구된다"(비토르 가스파르 재정국장)고 제언했다.

그러나 국회 기재위 소위와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까지 법제화를 위해 밟아야 할 절차를 감안하면 일정상 연내 입법은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올 들어 10월까지 중앙정부 채무가 1038조2000억원으로 1000조원선은 훌쩍 넘긴 가운데 나라살림 건전성을 규율하는 준칙 도입은 더딘 셈이다.

2017년엔 660조원대였던 국가채무는 코로나19 대응 등을 위한 확장재정 기조로 5년새 400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여기다 내년 세계경제 둔화 여파에 한국도 침체 국면에 진입하며 확장적 재정운용 요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재정준칙 도입은 시급히 필요하단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옥동석 인천대 교수는 "재정건전성을 위해 정권이 바뀌어도 준수돼야만 하는 구속력 있는 준칙이 미래 대비를 위해 필요하다"며 "경기둔화로 확장재정 필요성이 있다 해도 그 한계와 한도를 설정하지 않으면 그때그때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경제가 어려워지면 재정준칙을 제안한 현 정부도 지키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어 여야 합의로 시급히 통과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도 최근 한 콘퍼런스에서 "정부안은 포괄적 면제사유나 중립적 재정기구 미설치 등에서 개선 여지가 있으나 준칙 법제화 과정에 이견을 조정해가는 절충적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고령화에 따른 복지수요 확대로 재정 지속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 재정준칙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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