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긴급조치 9호'로 옥살이한 중등 교사…법원 "국가가 2억 배상"

뉴스1
2017.3.2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2017.3.2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발령한 긴급조치 9호를 위반한 혐의로 옥살이를 한 중학교 교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부장판사 정현석)는 전직 중등 교사 이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정신적 손해배상금 2억1857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씨는 1978년 7월 교단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국가와 정부 시책을 비판해 긴급조치 9호를 위반한 혐의로 체포돼 징역 2년6개월 및 자격정지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긴급조치 9호를 무효로 판단하면서 재심에서 무죄를 받자 2019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는 자신뿐 아니라 아내와 자식, 부모, 형제자매가 입은 정신적 고통의 위자료를 요청했다. 또 불법체포가 아니었다면 자신이 받았을 급여 및 퇴직수당의 배상도 요구했다.

정부 측은 국가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지난해 8월 대법원 판결을 인용해 "긴급조치 9호로 유죄를 받은 국민이 입은 손해는 국가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만 32세 나이에 위법하게 체포돼 369일 동안 불법 구금됐으며 혼인한 지 6개월 밖에 안 된 상황에서 구금돼 아들의 출생도 지켜보지 못했다고 짚었다.

또 이씨가 20년 넘게 교사의 직위를 회복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출소 이후에도 상당 시간 감시 및 사찰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씨 주장을 받아들여 이씨 자신에게 약 2억원, 아내 1억원, 부모 각 5000만원, 아들 4000만원, 형제자매 각 3000만원의 위자료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또 정부의 불법 체포로 이씨가 받지 못한 일실 퇴직수당 6350만원도 함께 지급하라고 덧붙였다. 일실 퇴직수당은 이씨가 2018년 1억여원의 형사보상금을 받은 점을 고려해 산정됐다.

긴급조치 9호 피해자들이 형사보상금과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하급심에서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잇달아 나오는 상황이다.

긴급조치 9호 피해자인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지난해 9월 국가를 상대로 1억4000여만원을 배상액을 인정받았다. 긴급조치 9호를 위반한 혐의로 1017일 동안 불법 구금됐던 김명식 시인도 지난해 10월 2억4367억원의 배상액을 인정받았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