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

점점 크는 모듈러주택 시장… 건설사, 새먹거리 선점 나섰다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29 19:13

수정 2023.01.29 21:22

삼성물산-사우디 국부펀드 협력
현지 모듈러 제작시설 운영키로
GS건설, 중고층 특허기술 개발
포스코는 공공부문 강자 자리에
중견사, 해외기업과 기술개발 추진
점점 크는 모듈러주택 시장… 건설사, 새먹거리 선점 나섰다
대형 건설사들이 모듈러주택 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삼성물산이 중동시장에서 대규모 수주 교두보를 확보한데다가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이 기술개발과 공사실적 확대 등 공격적으로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정부가 모듈러 공공 발주를 늘리는 등 관련사업 활성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이 비용 절감 및 확장성이 높은 모듈러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모듈러주택은 기존 현장 중심 시공에서 탈피해 주택을 구성하는 주요 부재 및 부품의 70~80% 이상을 표준화·규격화된 모듈 유닛으로 공장에서 미리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설치하는 주택이다. 주택 외에도 학교, 군시설, 기숙사, 호텔 등 다양한 건축물에 공법이 적용되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사우디 현지에서 삼성물산이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모듈러 협력 관련 상세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삼성물산의 모듈러 제작시설을 사우디아라비아 내에 설립·운영하는 게 골자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내 기업과 사우디 국부펀드 간 전략적 협력관계가 구체화됐다"며 "국내 기업들이 모듈러를 활용해 네옴시티 등 중동지역 메가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사우디 네옴시티 수주 첫 관문으로 모듈러가 꼽히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모듈러주택 신사업이 해외수주 확대의 기폭제가 될 수 있어서다.

현재 국내 시공능력 10대 건설사 대다수가 모듈러주택 사업을 하고 있다. 이 중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선두주자로 꼽힌다. GS건설은 공격적 인수로 중고층 모듈러 및 고급 단독주택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관련 기술 개발 등으로 모듈러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GS건설은 지난달 중고층빌딩 스틸 모듈러 특허 기술을 개발해 호텔, 기숙사 등 13층 이상 건물에도 모듈러를 적용할 수 있게 됐다. 2020년에는 100% 출자해 프리패브 전문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했다. 자이가이스트는 지난해 10월 목조 모듈러 단독주택 및 고급 주택단지 조성 사업을 위해 콘셉트하우스도 준공했다. GS건설은 2020년에는 독일 모듈러 주택 시장에서 매출 4위인 폴란드 단우드사와 고층 모듈러 실적을 보유한 영국의 엘리먼츠사를 각각 인수하는 등 사업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공공부문 모듈러주택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포스코건설 자회사 포스코A&C는 지난해 11월 국내 최대 규모 모듈러주택사업인 '세종 6-3 생활권 통합공공임대주택(UR1·UR2)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7층 규모(4개동) 416가구를 모듈러 방식으로 건설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2년 국내 최초 모듈러 공동주택인 청담MUTO를 시작으로 평창동계올림픽 호텔, LH 옹진백령 공공주택 등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최고층 12층 모듈러 기숙사인 광양 기가타운도 준공했다.

중견건설사 및 건설사업관리(PM)업계는 네옴시티를 의식해 외국계 기업과 업무협약(MOU)를 통해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달 코오롱글로벌은 중국 브로드코어디지털테크놀로지사와 '모듈러 건축 및 미래 건축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미글로벌은 지난해 11월 영국 브라이든우드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공동으로 모듈러 건설 및 설계 표준화 기술을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해외에선 모듈러주택이 보편화된데다가 정부가 모듈러주택 사업 활성화에 나서 향후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국철강협회가 집계한 국내 모듈러 시장규모는 2019년 370억원, 2020년 268억원, 2021년 1457억원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지난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