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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1위 폐암, 초기 적절한 치료제 투여로 치료 및 생존기간 연장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09 11:35

수정 2023.02.09 14:16

폐암, 조기 발견하면 완치 목적 수술적 치료 가능
암 초기 발견해 적절한 치료제 쓰는 것이 중요해
오시머티닙 1차 치료 활용시 치료 접근성 높일것
사망 1위 폐암, 초기 적절한 치료제 투여로 치료 및 생존기간 연장


[파이낸셜뉴스] 매년 2월 4일은 '세계 암의 날'이다. 암의 날은 지난 2000년 개최된 '암 퇴치를 위한 세계정상회의'에서 제정된 후 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예방하며 암 치료의 발전을 목표로 한다. 2022년~2024년 세계 암의 날 주제는 '치료격차 해소'다. 암 치료의 접근성을 저해하는 치료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9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0년 암으로 인해 사망한 환자수는 약 1000만명에 이르며 전체 사망자 6명 중 1명이 암으로 인해 사망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폐암으로 인한 전세계 사망자수는 약 180만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부동의 사망률 1위다. 이에 폐암 치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폐암, 질병 진행 후 진단 많아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암 사망률(인구 10만명당)은 폐암(36.8명), 간암(20.0명), 대장암(17.5명), 위암(14.1명), 췌장암(13.5명) 순으로 높았다. 폐암은 2000년 이후부터 줄곧 암 사망률 1위의 암 자리를 지켜왔다.

폐암 중 80~85%로 가장 빈발하는 것은 비소세포폐암이다. 비소세포폐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다.

문제는 폐암은 초기에 환자가 자각하는 증상이 거의 없고 질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도 기침, 가래 등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병기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6~2020년 우리나라에서 폐암을 진단받은 환자는 원격 전이가 발생한 상태에서 발견된 경우가 43.0%로 거의 절반에 이른다. 이 경우 치료 초기부터 최적의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적절한 치료로 생존기간 연장

우리나라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가장 빈번한 EGFR 돌연변이(30-40%)를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표적항암제는 기존 항암요법에 비해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 현재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는 3세대 표적항암제 오시머티닙까지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오시머티닙은 대규모 글로벌 3상 연구를 통해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EGFR 변이 표적항암제 중 유일하게 3년 이상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38.6개월)이 확인됐다.

표준치료군(31.8개월)보다 개선된 생존기간을 나타낸 것이다. 질병이 진행하지 않는 기간인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도 오시머티닙 치료군이 18.9개월로, 표준치료제 치료군 10.2개월 보다 길었다.

오시머티닙은 지난해 유럽임상종양학회 아시아총회(ESMO 2022)에서 발표된 대규모 리얼월드데이터(의료 현장 데이터)에서도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서의 가치가 재확인됐다. 일본에서 오시머티닙으로 1차 치료를 받은 환자 583명을 분석한 결과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글로벌 3상 임상 결과와 일관되게 40.9개월이었으며,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20.0개월로 나타났다.

■'오시머티닙' 급여화 필요

오시머티닙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효과를 인정받아 식약처 허가를 받은지 4년이 지났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오시머티닙은 EGFR 변이 표적항암제로 1차 치료를 한 후 질병이 진행돼 T790M이라는 변이가 확인된 경우, 즉 2차 치료에 사용할 경우에만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오시머티닙을 폐암 1차 치료에 사용할 경우는 비급여이기 때문에 환자의 치료 접근성은 크게 떨어진다.

현재 오시머티닙은 전세계 60여개 국가에서 1차 치료에 급여가 되고 있다. 일본, 중국, 싱가포르, 대만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1차 치료에 급여 적용돼 환자들의 치료에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안희경 가천대 길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폐암은 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치료 초기부터 효과적인 치료제를 사용한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해외에서는 오시머티닙을 환자치료에 활발하게 쓸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비급여에 머물러 제한이 있다는 점을 의료진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환자들도 글로벌의 표준 치료로 적극적인 치료를 진행할 수 있도록 치료 접근성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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