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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내고 늦게 받는' 개혁안 저항 거세… 반복되는 연금 딜레마 [국민연금 개혁 난항]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4월 초안 내려던 국회 연금특위
"구조개혁 먼저" 정부로 공 넘겨
자문위, 보험료율 인상안 냈지만
"정부안 아니다" 초반부터 혼선
기금 고갈시점은 당겨지는데
소득대체율 등 놓고도 이견 팽팽
10월까지 확정안 나올지 미지수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본격적인 첫발을 내딛자마자 잡음이 나오고 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의 국민연금 개혁안은 당초 특위 활동 기한으로 잡은 4월까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핵심 사안인 보험료율 인상과 소득대체율 조정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정부에 공을 넘겼다. 연금특위에서 뚜렷한 성과 없이 오는 10월 정부안이 나오면 총선을 몇 개월 앞두고 연금개혁에 힘이 실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 넘긴 연금특위…연금개혁 첩첩산중

12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3월 재정추계, 4월 국회 연금특위 개혁안 등을 반영해 국민연금 개선안을 내년 10월까지 확정할 시간표를 짰다.

정부는 개혁안 논의를 서두르기 위해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을 조정하는 모수개혁에 우선 집중해 왔다. 이는 재정안정화를 위한 연금개혁의 핵심과제로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사안이다. 그런데 연금특위가 모수개혁과 기초연금·퇴직연금·사학연금 등 다른 연금 간의 통합 등 '구조개혁'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연금개혁 시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금특위는 애초 이달 중 개혁안 초안을 내고 여론수렴을 거쳐 4월까지 최종안을 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9일 연금특위 여당 간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공적연금에 대한 구조개혁이 먼저 이뤄져야 이에 따라 모수개혁도 나오는 것"이라며 "지금은 모수개혁을 논의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도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문제는 다양한 견해가 있고 연금특위나 자문위 활동에서 쉽게 합의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10월에 국민연금 종합 운영계획을 내면 국회가 받아서 최종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다. 석 달 가까이 모수개혁을 중심으로 논의하던 특위가 논의 방향을 바꾼 것이다.

정부 개혁안은 연금특위 개혁안을 토대로 마련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연금특위가 모수개혁을 두고 정부에 공을 넘김에 따라 국민연금 재정고갈을 해결할 방안 마련은 결국 정부가 맡게 됐다.

정부는 일단 신중한 모습이다. 자문위가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국민연금 보험료율 15% 단계적 인상방안에 대해 복지부 장관이 직접 나서 "정부안이 아니다"라고 황급히 진화했다. 정부가 논의에 본격 착수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인 수치가 언급되면서 마치 이 방안이 정부의 안으로 오인될 경우 연금개혁 논의가 시작부터 꼬일 수 있다는 우려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혼선에도 정부는 10월 정부안을 낼 방침이다.

■"재정안정" vs "보장강화"

국민연금 지속 가능성을 위해 연금개혁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개혁의 방향을 두고 재정안정론과 보장강화론이 맞서면서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다.

자문위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기존 9%에서 15%로 올리는 방안으로 의견을 모았다. 또 연금납부상한연령을 기존 60세 미만에서 64세 미만으로 상향하는 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연금 수급액을 정하는 소득대체율을 놓고 두 가지 안이 대립하고 있다. 연금의 재정건전성을 중시하는 위원들은 지금과 같은 40%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소득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결국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정부로 공이 넘어갔다. 국내 연금개혁 논의에서 소득대체율 인상 여부는 늘 쟁점이었다. 국민연금은 1988년 도입 당시 소득대체율이 40년 가입 기준 70%로 높았다. 하지만 1998년 1차 개혁을 거쳐 10년 만에 소득대체율이 60%로 낮아졌고, 다시 2차 개혁을 통해 2008년부터 60%에서 매년 0.5%p씩 낮아져 2028년까지 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40%까지 하락하게 돼 있다. 올해 소득대체율은 42.5%다.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특히 노동시장에서 불안정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가 많아 실제 가입기간을 반영한 국민연금의 실질 소득대체율은 2060년 신규 수급자도 24.9%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의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명목 소득대체율(40%)을 일부라도 회복해 45∼50%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복지부가 지난달 발표한 제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시산 결과에 따르면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국민연금 기금이 2055년에 소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4차 재정추계 당시보다 2년 당겨졌다.

[email protected]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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