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우크라군 군 경험없는 자원병 사상자 급증

뉴시스

기사내용 요약
과학자·발레리노·배우·TV진행자·역사가·운동선수
1달 훈련 뒤 전선 투입…생존 기술 등 기초 부족
"전쟁에서 경력은 의미없다"며 모든 계층 투입

[키이우=AP/뉴시스]우크라이나군에 자원 입대해 전사한 유명 발레리노 올렉산드르 샤포발의 장례식이 수도 키이우의 국립 오페라단에서 열렸다. 솔로 발레니노로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진 그는 지난 9월 도네츠크 지역 전투 중 전사했다. 2022.9.17.
[키이우=AP/뉴시스]우크라이나군에 자원 입대해 전사한 유명 발레리노 올렉산드르 샤포발의 장례식이 수도 키이우의 국립 오페라단에서 열렸다. 솔로 발레니노로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진 그는 지난 9월 도네츠크 지역 전투 중 전사했다. 2022.9.17.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남극에서 근무하던 과학자, 유명 발레리노와 ‘우크라이나의 캡틴 아메리카(Captain America)’라는 별명이 붙은 배우 등 여러 계층의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참전했다가 전사하거나 부상했다.

군사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불가피하게 전선에 투입해온 우크라이나군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병력 부족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군에는 입대가 의무가 아니거나 군사 훈련 경험이 거의 없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편성돼 있다. 인구가 러시아의 3분의 1 뿐인 우크라이나로선 1년 가까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면서 최전선 병력을 교대할 신병이 계속 필요한 상황이다.

남극에서 근무하던 과학자 안드리 조토우는 49살이어서 입대 면제 대상이지만 요트, 비행기, 자동차로 1만8000㎞를 여행한 끝에 귀국해 대위가 됐다. 그 말고도 남극 근무 과학자 중 최소 6명이 우크라이나 군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펭귄부대라고 부른다.

조토우는 “싸우고 싶어서가 아니라 싸우지 않을 수가 없어서 자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지역 전투에서 총상을 입고 입원중이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장기간 훈련을 거친 직업 군인에 주로 의존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어쩔 수 없이 자원병에 의존하고 있다.

침공 당시 우크라이나군 병력은 정규군 19만6000 명, 예비군 90만 명이었고 러시아는 정규군 90만 명에 예비군 200만 명이었다.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 군 병력이 70만 명이 추가됐다. 징집된 사람과 자원병을 포함한 숫자다. 이들 모두 약 1개월 정도의 훈련을 받고 전투에 투입됐다. 서방의 보병은 평균 5~6개월의 훈련을 받는다.

47세의 유명 발레리노 올렉산드르 샤포발은 할아버지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는 현재 대전차무기를 담당하고 있다.

그와 함께 자원한 로만 트루쉬에우(46)는 “총 한 번 쏴본 적이 없는 샤샤가 유탄발사기를 쏜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4차례 사격 훈련만 받고 전투에 투입됐다.

우크라이나군을 훈련하는 미국과 영국 군인들이 신병들은 응급구호, 기초 전술, 생존 기술 등 초보적 전투 훈련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군도 러시아군 못지않게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군 사상자가 1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군대 경험이 전혀 없었던 배우 드미트로 리나르토비치는 간단한 훈련만 받고 바흐무트 외곽에 투입됐다. 미국 수퍼 히어로 영화 캡틴 아메리카의 성우 역할을 하던 그였지만 아무런 특혜를 받지 못했다. 그는 “전쟁에서 과거 경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지난달 10일 리나르토비치 중위는 장갑차를 타고 가다가 박격포탄을 공격을 받았다. 창문을 열고 응사하던 도중 파편이 관자놀이를 스쳤다. 귀와 머리에서 파편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키이우의 병원에 입원중인 그는 자신이 시신만 200~300구를 목격했고 지뢰, 총알 소리에 익숙하다면서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조토우 대위는 침공 직후 남극에서 관광객을 태운 폴란드 요트를 얻어타고 아르헨티나로 갔다. 우여곡절 끝에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그는 2014년 러시아 지원 동부 반군들과 맞서 싸웠던 28기갑연대에 다시 배속됐다.

1달 동안 훈련을 받은 뒤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던 남부 올렉산드리우카 인근 지역에 투입됐다.

조토우 대위는 자기 중대에서 몇m 떨어진 곳에 포탄이 떨어지면서 부대원들이 날아갔고 자신을 포함한 많은 부대원들이 뇌진탕을 입었다고 했다. 부상한 병사들을 이끌고 러시아군에 소총으로 맞섰다고 했다.

지난해 12월8일 아침 조토우 대위는 부대원 4명과 자신이 정찰하던 중 100m 떨어진 러시아군의 총격을 당했다면서 차를 뚫은 총탄이 골반에 박혔다고 했다. 그는 병원으로 후송돼 총탄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유명 발레리노 샤포발 일병은 박격포 집중포화 속에 전사했다. 우크라이나 국립 오페라단 소속 발레리나인 타티아나 노조바는 “할아버지를 늘 자랑스러워한 샤포발이 주저하지 않고 참전했다”고 했다. 그러나 에이젠 카이고로도우 발레 코치는 “한 달 만에 제대로 된 훈련을 받을 수 있나”며 샤포발의 전사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탁월한 기술과 전문성을 가진 수많은 최고의 인재들이 전사했다. 유명 TV 진행자, 많은 연구 성과를 내던 역사가, 최고의 운동선수들이다. 우크라이나 운동선수와 코치 100명 정도가 전사했다.

이처럼 사상자가 늘어나는 와중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우크라이나 최고의 대학교 학생들 앞에서 군대가 추가 징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이 대형 상점 등에 나타나 징집 통지서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조토우 대위는 다시 전선으로 가겠다고 했다. 그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는 남극에서 하던 일은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전선에서 과거는 멈춘다. 감상에 빠지면 약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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