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한은, 3.5% 기준금리 장기화 시사 "긴축 기조 상당기간 유지"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5 11:03

수정 2023.05.25 11:28

한은 25일 금통위서 기준금리 3연속 동결
"성장세 점검하면서 물가안정 목표수준 관리"
"긴축 기조 상당기간 이어나갈 것" 동결 장기화 시사
"추가 인상은 인플레이션·성장 하방위험 등 고려해 판단"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열린 금통위에서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연 3.5%로 3회 연속 동결했다. 2023.5.25/뉴스1 /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열린 금통위에서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연 3.5%로 3회 연속 동결했다. 2023.5.25/뉴스1 /

한은, 3.5% 기준금리 장기화 시사 "긴축 기조 상당기간 유지"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3.50%로 3연속 동결하고 '긴축 장기화'를 예고했다. 추가 인상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를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긴축을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했던 지난 4월과 달리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추가 인상 필요성은 대내외 정책 여건 변화를 점검하면서 판단할 것"이라며 사실상 '금리 인상 마무리'를 시사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3.50%로 동결했다. 지난 1월 3.25%에서 3.50%로 0.25%p 인상하며 7차례 연속 금리 인상이라는 새 기록을 쓴 후, 2월부터 4, 5월까지 3연속 동결해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당초 1.6%에서 1.4%로, 내년 성장률은 2.4%에서 2.3%로 낮춰 잡았다.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소비가 서비스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수출과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됐다"며 "국내경제는 당분간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하반기부터 IT 경기부진 완화, 중국경제 회복의 영향 파급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IT 경기 반등 시기, 중국 경제 회복의 국내 파급영향 정도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봤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의 경우 "4월 상승률이 전월 4.2%에서 3.7%로 낮아지는 등 당초 예상에 부합했다"고 평가했다. 이후 물가상승률 경로에 대해서는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상당폭 낮아졌다가 금년중 연간으로는 지난 2월(3.5%)에 부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상승률의 경우 지난 2월 전망치(3.0%)보다 높은 3.3%로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 양호한 서비스 수요 등 당초 전망보다 둔화세가 약하다는 판단에서다.

금통위는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강조하면서도 성장세를 점검하고 금융안정에 유의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금통위는 이번 통방결정문을 통해 "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내경제는 낮은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물가상승률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추가 인상 필요성은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며 추가 인상을 하지 않을 가능성을 열어놨다.

5월 25일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지속하겠지만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 추가 인상 필요성은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를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다.

□세계경제는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지속, 은행부문의 신용공급 축소 등으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근원물가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둔화되고 있다.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달러화가 미 연준의 금리인상 종료 가능성 시사 등으로 약세를 보이다가 5월 중순 이후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경제지표, 미국 부채한도 협상 등에 영향받으며 등락하였고, 주요국의 장기 국채금리는 좁은 범위에서 변동하다가 상승하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미 달러화 움직임, 미국 중소형은행 리스크와 부채한도 협상, 중국경제의 회복 상황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소비가 서비스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수출과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되었다.고용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지만 경기 둔화로 취업자수 증가폭이 축소되었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당분간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하반기부터 IT 경기부진 완화, 중국경제 회복의 영향 파급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년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6%)를 하회하는 1.4%로 예상되며, IT 경기 반등 시기, 중국경제 회복의 국내 파급영향 정도, 주요 선진국의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소비자물가는 4월중 상승률이 전월 4.2%에서 3.7%로 낮아지는 등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둔화 흐름을 지속하였다. 이는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가공식품 가격의 오름세가 둔화된 데 주로 기인한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4.0%를 유지하였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월중 3.5%로 낮아졌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상당폭 낮아졌다가 이후 소폭 높아져 연말까지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이며, 금년중 연간으로는 지난 2월 전망치(3.5%)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의 둔화 속도는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 양호한 서비스 수요 등으로 당초 전망보다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며, 금년중 상승률도 지난 전망치(3.0%)를 상회하는 3.3%로 전망된다. 향후 물가 경로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공공요금 추가 인상 여부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무역수지 흐름, 미 연준 정책금리 인상 종료 기대, 미 부채한도 협상 등에 따라 상당폭 등락하였고, 장기 국고채금리는 주요국 국채금리 움직임에 영향받아 다소 상승하였다. 가계대출은 소폭 증가하였고 주택가격은 하락폭이 축소되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는 낮은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물가상승률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나갈 것이다.
추가 인상 필요성은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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