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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광고 짜증나지만 효과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6 13:27

수정 2023.08.16 13:27

UNIST, 동영상광고 시청때 뇌파 측정
부정적 감정으로 더 많은 광고 기억해
부정적 인식에도 구매 욕구엔 영향없어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보고 있는 학생들. 게티이미지 제공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보고 있는 학생들.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재미있게 보고 있던 영상에서 갑자기 중간광고가 나오게 되면 '또 광고야'라는 부정적 인식으로 기억되지만 광고 속 상품의 구매 욕구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간광고가 기업이 노리는 광고 효과와 수익을 늘리는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김성필 교수팀은 '인지정서적 반응이 광고 기억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세계적 광고 학술지인 '광고 저널(Journal of Advertising)'에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진은 소비자가 동영상 광고를 시청하는 동안 광고 정보를 기억하고 정서적으로 반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뇌파를 측정했다.

김성필 교수는 "실험 결과를 보면 부정적 감정이 광고 자체에는 전이되지는 않아, 광고 속 상품에 대한 구매 욕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중간광고가 삽입된 영상 콘텐츠를 보는 실험군 그룹과 영상 콘텐츠 전후로 광고를 보는 대조군 그룹을 비교했다.
대조군의 경우 영상을 보는 동안 흐름이 끊기지 않아 상향식 주의에 의해 기억이 형성됐다. 시청자가 관심 있는 모델, 상품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기억에 남는 현상이다.

반면 실험군의 경우 대조군과 같이 상향식 주의에 의해 기억이 형성됐지만 부정적 감정 또한 기억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실험군이 기억하는 광고 개수가 대조군보다 많았고, 이는 '부정적 감정'이 기억 형성의 촉매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광고에 의한 영상 콘텐츠 흥미도를 측정한 결과 실험군과 대조군 모두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음을 밝혀냈다.
즉, 콘텐츠의 흐름을 끊는 중간광고가 시청자의 부정적 감정을 불러오지만, 광고의 본질이나 삽입된 영상 콘텐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대신 부정적 감정과 함께 기억되는 중간광고가 영상 전후로 송출되는 광고보다 더 뇌리에 박혀 광고 효과를 높인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공동으로 참여한 김주영 미국 조지아대 교수는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자들이 전후 또는 중간광고의 순서 및 위치에 따른 광고비 책정을 보다 과학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광고 타이밍을 회피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시청자의 유익을 높이는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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