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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UAE "한국형 전투기 인니 투자분 우리가 내겠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4 16:27

수정 2023.09.14 17:04

UAE 타와준 경제위, 지난 4일 안보실에 서한 발송
한국형 전투기 KF-21 협력 직접적으로 언급
인도네시아 투자분 대체 의사 밝혀
UAE 대통령 방한 앞두고 안보실·외교부, 3국 협력 촉구
한국형 전투기 KF-21 시제 4호기가 지난 5월9일 오후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격납고에서 나와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한국형 전투기 KF-21 시제 4호기가 지난 5월9일 오후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격납고에서 나와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아랍에미리트(UAE)가 한국형 전투기(KF-21)에 대한 직접적인 협력 의사를 담은 서한을 최근 우리 측 국가안보실에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이 UAE 순방당시 군사분야 협력을 포함한 대규모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데 따른 연장선상이다.

특히 UAE는 인도네시아가 미납하고 있는 분담금을 자신들이 대체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져, 1조원대 가까이 미납된 인도네시아 분담금 논란 해소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UAE의 제안이 현실화될 경우, KF-21 사업에 대한 한·인니·UAE 3각 협력체계가 구축돼 사업에 속도가 붙을 수도 있지만 수출승인 등 각 국가별로 엮인 세부적인 내용을 놓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14일 대통령실과 외교부 등에 따르면 UAE에서 방산획득 담당하는 타와준(Tawazun) 경제위원회는 지난 4일 사무총장 명의로 한국과 KF-21 사업 협력을 제안하는 서한을 안보실에 보냈다.

그동안 UAE가 KF-21에 대한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직접 우리 측에 협력을 요청한게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10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된 만큼, 안보실은 타와준 경제위의 이같은 협력 제안에 따라 구체적인 성과 도출을 준비하고 있다.

타와준 경제위는 서한에 'KF-21 사업 협력'을 직접적으로 표기했다. 다만 해당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채 협력을 희망한다는 수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타와준 경제위가 서한에서 KF-21에 대한 인니 투자분을 대체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밝힌 것에 안보실은 주목하고 있다.

현재까지 KF-21 공동 개발로 올해 2월까지 1조2700억원에 달하는 분담금을 내야 했지만, 인니 측은 2800억원 정도의 금액만 납부해 약 9900억원 이상을 미납한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니 대통령이 최근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전투기 공동개발(KF-21·IF-X) 사업의 성공적 마무리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했지만, 미납된 분담금을 현금이 아닌 현물로 납부키로 하는 등 인니 측의 분담금 완납 여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와 UAE와의 관계가 나쁘지 않아 우리 측에 UAE가 협력 의사를 전해온 만큼 3국간 협력체계가 구축될 수도 있다"며 "다만 사업 성격상 단순히 UAE가 투자를 한다고 UAE가 원하는 카드를 제공하는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대공과 공대지 무장을 갖춘 KF-21에 적용된 관련 기술을 비롯해 부품들은 미국 등 제3국의 수출승인 절차가 필요한 만큼, UAE가 참여한다 해도 KF-21 수출과정에서 관련 국가들의 승인이 필요하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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