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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규제 풀렸다" 포스코, 동호안 4兆 투자 11월 착수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0 16:06

수정 2023.09.20 18:25

정부, 동호안 투자 막았던 시행령 개정
입법예고 끝내고 26일 국무회의서 의결
대통령 재가 거쳐 10월 19일 시행 확정
포스코 "산업계 킬러규제 개정 환영"
"개발계획 변경 인허가까지 조속 완료"
11월부터 이차전지 소재 투자 착수 가능
10년간 4.4兆 투자 계획..투자액 더 늘듯
동호안은 '포스코그룹 미래사업 축소판'
이차전지소재·수소에너지 클러스터 구축
내달 19일 산업입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포스코는 이르면 오는 11월 광양제철소 동호안 투자에 착수한다. 사진은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오른쪽)과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뉴스1
내달 19일 산업입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포스코는 이르면 오는 11월 광양제철소 동호안 투자에 착수한다. 사진은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오른쪽)과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뉴스1

[파이낸셜뉴스] 포스코가 이르면 오는 11월 광양제철소 동호안 투자에 착수한다. 내달 19일 산업입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오랜 숙원인 동호안의 비철강 신규 투자가 허용된다.

포스코는 매립지인 동호안 부지(89만㎡)에 이차전지 소재, 수소 등 첨단사업으로 4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동호안을 이차전지·수소 에너지 클러스터로 구축한다는 게 큰 그림이다.
동호안 투자 착수는 그간 포항 등에서 신규 사업장 부지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포스코그룹이 대규모 국내 투자를 본격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투자 막았던 시행령 내달 19일 개정 시행


20일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동호안을 미래형 산업단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투자 사업을 즉각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는 동호안의 신규 투자를 허용하는 산업입지법(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시행령) 시행령 개정안을 21일 차관회의를 거쳐 오는 26일 국무회의에 상정, 최종 의결한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이번(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대통령 재가를 거치면 시행령 개정 절차가 완료된다"며 "이로써 전국 200여곳 기업보유 산업단지에 첨단·녹색산업 신규 투자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해양부, 국무조정실 등 관계기관은 산업입지법 시행령 개정 입법예고를 지난 11일 완료했다. 개정안의 골자(제41조 개발토지·시설 등의 임대 7항)는 기업이 직접 개발·사용하는 실수요 산업단지에 기존 업종 외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기술 및 탄소중립 녹색기술업종 투자를 허용하는 것이다.

포스코그룹은 광양제철소내 매립지인 동호안에 이차전지, 수소에너지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4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사진은 동호안 부지 전경. 포스코 제공
포스코그룹은 광양제철소내 매립지인 동호안에 이차전지, 수소에너지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4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사진은 동호안 부지 전경. 포스코 제공

[단독] "규제 풀렸다" 포스코, 동호안 4兆 투자 11월 착수


동호안 관할 지자체인 전남도와 광양시, 해양수산부가 동호안 개발 실시계획 변경 및 공유수면 사용 변경 건을 처리하면 포스코의 신규 투자 절차가 모두 끝난다. 이 시점이 11월 초로 예상된다. 이 때부터 포스코는 수년 간 규제에 묶인 동호안 유휴부지 신규 투자를 본격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간 법에 묶여 사업시행자인 포스코는 계열사에 부지를 처분(임대)할 수 없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산업계 애로사항을 들어 킬러규제를 해소한 정부의 법령 개정을 환영한다"며 "개발계획 변경 인허가를 조속하게 완료하겠다"고 했다.

동호안은 광양제철소 동쪽 해상에 있는 761만㎡(230만평) 규모의 매립(예정)지다. 광양국가산업단지에 속한다. 제철 공정에서 나오는 슬러그로 바다를 매립 중인데, 현재 446만㎡(135만평)이 코크스 공장·원료야적장, LNG 터미널 등으로 사용 중이다. 포스코가 4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한 부지는 이미 조성된 27만평(89만㎡)이다. 향후 미매립 공유수면(225만㎡)도 매립, 사용할 수 있다.

포스코 4兆 이상 투자 동호안 '미래사업 축소판'


포스코는 동호안에 니켈·코발트 정제 공정 등 이차전지 소재 사업부터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포스코그룹은 이미 올해 초부터 규제 해소 일정에 맞춰 동호안 투자 계획을 상당부분 구체화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포스코는 동호한 매립지 부지에 10년간 4조40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최소 투자 규모여서 계획이 구체화되면 실제 투자액은 이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 관계자는 "동호안이 이차전지 소재, 수소 등 친환경 미래소재 기업으로 확고한 경쟁력을 갖추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동호안은 포스코그룹의 미래 사업 축소판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동호안은 미매립지(바다)를 사이에 두고 △이차전지 △에너지, 크게 두 클러스터로 조성된다.

이차전지 클러스터에는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코발트 수산화혼합물(MHP, 니켈 중간재) 정제 △고순도 니켈 제련(포스코 SNNC) △전구체·양극재 생산(포스코퓨처엠)△흑연 전극봉 생산 △침상코크스 공장이 들어선다. 이 중 MHP정제 라인은 가장 빠른 내년 12월, 흑연 전극봉 생산라인은 오는 2027년말 준공 목표다.

이렇게 되면 포스코그룹은 동호안과 인접한 광양 율촌산업단지(47만9000㎡ 부지 추가 확보)를 연결해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 클러스터를 갖추게 된다. 현재 율촌산단에서 포스코그룹은 6건의 이차전지 소재 관련 신규·증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2025년 가동 목표로 포스코홀딩스가 1조2000억원을 투자한 수산화리튬 가공 공장을 비롯,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공장 증설 투자가 한창이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수산화리튬공장 등 일부는 올해 가동한다.

동호안 에너지 클러스터에는 청정암모니아 저장 시설이 가장 큰 규모로 들어선다. 2029년 준공 목표다.

수소 생산라인은 현재 상용화가 가능한 부생수소 생산(4만t, 2026년)을 시작으로 △블루수소 생산(2027년) △암모니아 분해 수소 생산(2033년) 라인이 단계별로 조성된다.
최근 포스코홀딩스가 세계 최대 암모니아 생산기업과 체결한 미국내 블루암모니아 사업 공동 개발, 연 22만t의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오만 그린수소 사업도 동호안에 공급·저장하는 수소를 조달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포스코그룹은 오는 2050년 수소 생산 700만t 생산체제 구축이 목표다.


여기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투자하는 제2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이 오는 2030년 말까지 바다와 인접해 건설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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