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사과 9개에 2만원은 합리적일까

파이낸셜뉴스
노유정 사회부 기자
노유정 사회부 기자

"사과 9개 2만원이 가성비? 가성비의 국어사전 정의라도 바뀐 건가?"

지난 2일 본지의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과 청량리농수산물시장 현장 취재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해당 기사에서는 "사과는 대체로 한 무더기(약 9개)에 2만원 수준이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지난달 하순 집계자료 기준 사과 10개당 소매가격이 2만4726원인 데 비해 매우 저렴했다"고 다뤘다. 상대적으로 싼 가격 때문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전통시장을 방문한다는 기사였다.

그러나 기사에 대한 댓글에는 비판이 많았다. "서민 과일 대표인데 언제부터 사과 9개 2만원이 싼 거였나"라는 비판이다. 다른 마트에 비해 싼 편인 전통시장 물가마저도 비싸다는 지적이다.

후지 사과 10개의 가격은 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기준 이날 2만4825원으로 나타났다. 1개월 전 2만9503원이었던 것에 비해 많이 내린 가격이지만 지난달 특히 사과가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비싼 가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사과 가격은 직전 달에 비해 88.2%나 올랐다.

관련 기사가 많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에 사람들도 안다. '금(金)사과'가 된 이유는 생산량이 급감해서다.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직전 해 대비 30%나 줄어든 39만4000t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으로도 마음은 납득되지 않는 것이다.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인 것 같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딴 제목의 뉴스가 쏟아지자 사람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것 또한 같은 이유였다. 다만 뉴스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다른 데서 이렇게 싸게 사기는 어렵지 않으냐"고 현장에서 묻기도 했다.

시민들의 마음을 좀 더 헤아리려면 체감물가를 낮출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 국제유가가 오르고 있다는 소식에 지금까지 미뤄진 공공요금 인상까지 기다리고 있다. 물가가 지속 상승했고 또 추가 상승요인이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이 시점에 일부 매장이나 전통시장의 조금은 싼 가격을 강조해도 물가상승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다.

시민들은 뉴스가 아닌 장바구니에서부터 물가상승 여파를 체감한다. 가격이 오르면 담는 물건을 줄이고 지갑을 닫는다. 정부가 강력하게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할 시점이다. 두번 세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email protected]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